산업·비즈니스2026. 03. 19.

폐기율 3%로 꽃 3천 종 관리…어니스트플라워가 바꾸는 꽃 유통의 미래

by 배성민 (기자)

#산업비즈니스#어니스트플라워#스타트업#꽃유통#소셜벤처

배성민 | 기자 작성일 2026년 03월 19일

어니스트플라워 김다인 대표

어니스트플라워 김다인 대표가 꽃 유통 혁신을 통해 일상 속 꽃 소비 문화 확산에 나서고 있다.

버려지는 꽃을 나누는 작은 프로젝트로 시작해 꽃 유통 전반을 혁신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어니스트플라워의 이야기입니다.

꽃은 대부분 좋아하지만, 일상에서 자주 구매하는 상품은 아닙니다. 결혼식이나 각종 행사에서 소비되고 이후 버려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서비스가 어니스트플라워입니다. 꽃 유통 구조의 비효율과 폐기 문제를 해결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꽃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로 시작된 스타트업입니다.

버려지는 꽃에서 찾은 창업의 씨앗

어니스트플라워를 이끄는 김다인 대표는 전략 컨설턴트 출신으로, 버려지는 웨딩 꽃을 나누는 작은 프로젝트에서 출발해 현재는 꽃 유통 전반을 다루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그녀는 아레스3(어니스트플라워)와 사단법인 플리를 함께 운영하며 꽃 산업의 밸류체인을 바꾸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다인 대표는 전략 컨설턴트로 일하다 소셜벤처에서 근무하면서 "나도 직접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해외에서 버려지는 꽃을 지역사회와 나누는 비영리 활동을 접하게 됐습니다.

"결혼식에서 쓰인 꽃들이 행사 후 대부분 버려집니다. 그 꽃을 필요한 곳에 전달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고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개인 활동에 가까웠지만 점차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혼자 하던 활동은 수백 명이 함께하는 프로젝트로 성장했고, 연간 100건이 넘는 웨딩 꽃 기부 활동이 이뤄졌습니다. 이 활동은 이후 비영리 단체 설립으로 이어졌으며, Google Impact Challenge 지원을 받으면서 사단법인 플리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확대할 수 있었습니다.

꽃은 '극신선 상품'…폐기 리스크가 구조적 문제

꽃 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유통기한이 매우 짧다는 점입니다. 김 대표는 꽃을 "극신선 상품"이라고 표현합니다.

"꽃은 평균 유통기한이 3일 정도입니다. 감자처럼 트럭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 물 관리, 온도 관리가 필수입니다. 관리가 조금만 잘못되면 바로 상품 가치가 사라집니다."

이 구조 때문에 꽃 산업은 폐기 리스크가 매우 높은 시장입니다. 판매되지 않은 꽃은 그대로 폐기해야 하고, 이 리스크는 결국 가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1억 원 규모의 꽃을 취급한다고 하면, 하루만 운영이 멈춰도 그 재고는 그대로 폐기가 됩니다. 그래서 가격에는 항상 폐기 리스크가 포함될 수밖에 없습니다."

세 가지 혁신으로 꽃 일상화에 도전

김 대표는 꽃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 가지 방향을 제시합니다.

첫 번째는 폐기율을 줄이는 운영 기술입니다. 어니스트플라워는 자체 ERP 시스템을 구축해 입고 예정 상품을 미리 판매하고 유통기한에 맞춰 판매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재고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현재 회사는 폐기율을 업계 최저 수준인 3%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시장 전체의 90% 품목 커버리지를 갖추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접점 확대입니다. 꽃은 온라인보다 실제로 눈앞에서 봤을 때 구매 욕구가 높아지는 상품입니다. 그래서 슈퍼마켓, 편의점과 협업해 매장에서 꽃을 판매하는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슈퍼마켓 입구에 꽃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이 자주 가는 공간에 꽃이 있어야 일상적인 소비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구매 경험 확장입니다. 한 번 꽃을 구매한 고객이 좋은 경험을 하면 자연스럽게 재구매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3천 종 취급, '장미 여사님'이 증명하는 신뢰

어니스트플라워는 연간 약 3천 종의 꽃을 취급하며 동시에 500종 이상의 품목을 판매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꽃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딸기를 배송하는 것과 사과를 배송하는 건 난이도가 완전히 다릅니다. 꽃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꽃을 동시에 신선하게 관리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고객들도 있습니다. 한 고객은 온라인 결제 방법을 몰라 은행 창구에서 송금하며 꽃을 구매했고, 또 다른 고객은 장미를 좋아해 지금까지 300번 이상 장미를 구매했습니다.

"저희 팀에서는 그분을 '장미 여사님'이라고 부릅니다. 새로운 장미가 올라왔는지 매일 사이트를 방문하십니다."

한국 가정의 3분의 1이 꽃을 사는 날을 꿈꾸며

김 대표가 그리는 미래는 명확합니다.

"한국 가정의 3분의 1 정도가 한 달에 한 번은 꽃을 구매하는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평균 가구가 3인이라고 하면 한 가정에서 한 달에 한 번 꽃을 사는 정도입니다."

그녀는 살아있는 식물이 주는 경험은 다른 상품으로 대체하기 어렵다고 강조합니다. "꽃이 있는 일상은 사람의 루틴을 바꿉니다."

창업을 도전하는 이들에게 그녀는 이렇게 조언했습니다. "어떤 걸 상상해도 그 이상이고, 그 여정에 같이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결국 지속할 수 있는 동력입니다. 결과보다도 그 과정 자체가 즐거워야 계속할 수 있고, 그걸 만들어내는 구조를 꾸리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