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윤 | 기자 작성일 2026년 05월 28일
HD현대중공업이 국내 조선소 가운데 처음으로 수주한 해외 쇄빙 전용선 건조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회사는 27일 울산 조선소에서 스웨덴 정부 측 대표단을 맞아 차세대 쇄빙 전용선 건조 사업 착수 회의를 진행했다고 28일 밝혔다.
스웨덴 정부 대표단 울산 현장 방문
이날 회의에는 에리크 에클룬드(Erik Eklund) 스웨덴 해사청장과 요하네스 안드레손(Johannes Andreasson) 주한 스웨덴 대사관 공관 차석을 비롯해 발주처 관계자 8명이 참석했다. 대표단은 HD현대중공업의 대형 상선 야드와 함정·중형선 건조 야드를 순차적으로 둘러보며 실제 선박 건조 현장을 참관했다.
대표단은 또한 자동화 설비와 첨단 생산 시스템 등 HD현대중공업이 구축한 스마트 조선 생산 시설을 살펴보고 회사의 선박 건조 역량을 점검했다. 이후 양측은 별도의 착수 회의를 개최해 쇄빙 전용선 건조를 위한 향후 사업 추진 일정과 설계 및 품질관리 계획, 협력체계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
5148억원 규모 단일 선박 수주
앞서 HD현대중공업은 스웨덴 해사청으로부터 3억489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5148억원 규모의 쇄빙 전용선 1척을 수주한 바 있다. 해당 선박은 오는 2029년 발주처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수주는 핀란드와 노르웨이 등 전통적인 쇄빙선 강국들과 경쟁한 끝에 따낸 성과로, 가격 경쟁력과 납기, 기술력 등 모든 평가 항목에서 두루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발틱 해역 특화 설계와 친환경 기술 적용
이번에 건조되는 쇄빙 전용선은 북유럽 발틱 해역의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항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된다. HD현대중공업은 선박에 최신 친환경·고효율 기술을 적용해 스웨덴 해사청의 운항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고성능 쇄빙 전용선을 건조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친환경 추진 시스템
업계에 따르면 이번 신형 쇄빙선은 메탄올을 주 연료로 사용하는 차세대 친환경 추진 방식이 채택될 예정이다. 메탄올 연료 추진은 기존 디젤 추진 방식과 비교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어, 강화되는 국제 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길이 약 126m, 배수량 약 1만5000톤급으로 알려진 이 선박은 발틱해에서 단순 쇄빙 지원에 그치지 않고 선단 운항 보조와 예인 작업 등 복합적인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1~1.2m 두께의 얼음을 연속적으로 깰 수 있는 쇄빙 등급을 확보해, 한겨울 발틱해에서도 끊김 없는 항행 지원이 가능하도록 설계된다.
글로벌 특수선 시장 본격 공략
특히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수주를 발판으로 향후 스웨덴 해사청의 추가 발주는 물론 미국, 캐나다 등 주요국의 쇄빙선 수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회사는 국내 조선소 최초로 글로벌 쇄빙선 시장에 진출한 경험을 바탕으로 특수선 분야에서의 입지를 빠르게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북극항로 시대 대비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북극항로 활성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쇄빙선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핀란드, 노르웨이, 러시아 등이 주도해 온 쇄빙선 시장에 한국 조선소가 처음으로 진입한 이번 사례는 단순한 단일 수주를 넘어 향후 극지 특수선 시장에서 한국 조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스웨덴 조선·해사 협력 확대 기대
HD현대중공업 함정·중형선 사업 대표인 주원호 사장은 “스웨덴 정부 및 해사청과의 협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쇄빙 전용선을 성공적으로 건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한국과 스웨덴 간 조선·해사 산업 협력을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업 소개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그룹의 조선 부문 핵심 계열사로, 상선과 해양플랜트, 함정 및 중형선 등 다양한 선종을 아우르는 종합 조선소다. 울산에 위치한 본사 야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조선 단지로 꼽히며, 회사는 친환경 선박과 자율운항 선박, 함정 등 고부가가치 특수선 분야로 사업 영역을 지속 확장하고 있다. 이번 스웨덴 쇄빙선 수주를 통해 회사는 극지 특수선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