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비즈니스2026. 09. 24.

한화에어로스페이스·KAI,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체계개발 협력 MOU… KF-21 보라매 무장 통합 가속

by 임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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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호 | 기자 작성일 2026년 09월 2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을 비롯한 국산 항공무장을 KF-21 보라매에 통합하기 위해 협력의 수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올해 초 항공무장 개발을 함께하기로 약속했던 두 회사가 구체적인 사업 단계에서 다시 손을 맞잡은 것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는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체계개발 사업 성공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3일 밝혔습니다.

국산 항공무장의 KF-21 통합, 공동 개발로 속도

양사는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개발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국산 항공무장의 안정적인 개발은 물론, KF-21 통합과 전력화까지 지원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전투기와 무장은 각각 따로 완성된 뒤 단순히 조립되는 관계가 아닙니다. 유도탄이 항공기의 레이다·임무컴퓨터와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표적 정보를 넘겨받고, 발사 이후에도 중간 유도 신호를 수신해야 하기 때문에 항공기 체계와 무장 체계 사이의 연동 설계가 개발 초기부터 맞물려 진행돼야 합니다. 유도탄 제조 역량을 갖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F-21 체계를 직접 개발한 KAI가 사업 착수 단계에서 협력 틀을 먼저 맞춘 배경입니다.

2월 이후 세 번째 협약… 누적되는 항공무장 협력

두 회사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지난 2월 서울에서 ‘K-방산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래 핵심 사업 공동 협력 협약(MOU)’을 맺고 국산 항공기의 국제공동 마케팅과 협력사 공급망 공유를 약속했습니다. 이어 같은 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방산전시회(WDS)에서는 ‘항공무장 사업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항공기와 무장의 통합, 수출 공동마케팅 등에 협력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한화와 KAI는 국산 항공기 개발·생산 분야에서도 이미 긴밀히 맞물려 있습니다. 지난 6월 체계 개발이 종료된 최초의 국산 전투기 KF-21과 관련해 한화는 항공 엔진, 착륙 장치, 비행 조종·제어 장치(이상 한화에어로스페이스),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다, 표적추적장비(EO-TGP, IRST), 임무컴퓨터(MC)(이상 한화시스템) 등 다방면에서 협력하고 있습니다. 기체를 만드는 쪽과 핵심 구성품을 공급하는 쪽이 이번에는 무장 영역에서 다시 만난 셈입니다.

20여 년 쌓은 고체 덕티드 램제트 기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체계개발 사업 참여를 위한 기술역량 확보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습니다. 현재 ‘항공기 연동을 위한 공대공 유도탄 간 연동설계 기술’을 내년 상반기까지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주도하는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추진기관 분야의 준비는 더 오래 전부터 진행됐습니다. 이 회사는 2021년 이후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에 적용되는 고체 덕티드 램제트 엔진 관련 과제 6개 중 5개를 수행했습니다. 초음속 공대공 유도탄, 초음속 순항표적기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덕티드 램제트가 중요한 이유

덕티드 램제트는 산화제를 따로 싣지 않고 비행 중 빨아들인 공기 중의 산소로 연료를 태우는 방식입니다. 추진제 안에 산화제를 함께 넣어야 하는 일반 고체 로켓과 달리, 그만큼의 무게와 부피를 연료에 더 쓸 수 있어 같은 크기에서 더 오래 추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로켓 모터가 짧게 타고 꺼진 뒤 관성으로 날아가는 유도탄과 달리, 종말 단계까지 속도를 유지하며 기동할 수 있다는 점이 장거리 교전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의 핵심 기술로 덕티드 램제트가 꼽히는 이유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고체 덕티드 램제트 추진기관과 유도탄 체계 구성품 분야에서 20여 년간 기술을 축적해왔으며, 고체 추진기관 분야에서도 40년 이상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추진제 원료 합성부터 주요 부품 제조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업체이기도 합니다.

체계개발 마친 KF-21, 무장 국산화가 다음 과제

이번 협력은 KF-21이 개발 단계를 마무리하고 양산·전력화 국면에 들어선 시점과 맞물려 있습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7월 29일 체계개발 종결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2015년 12월 개발에 착수한 지 10년 7개월 만이었습니다. 시제기들은 1600회에 가까운 비행시험을 통해 1만3000여 개 시험조건과 공중급유, 공대공 무장 발사 등을 검증했고, 이를 토대로 지난 5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 뒤 6월 체계개발을 마쳤습니다.

양산 1호기인 001호기는 지난 22일 KAI 사천공장에서 공군에 공식 인도됐습니다. 공군은 조종사·정비사 교육과 운용체계 구축을 거쳐 내년 후반기 전력화를 선포하고 실제 작전에 투입한다는 계획입니다.

기체가 실전 배치 단계에 접어들면서 남은 숙제로 떠오른 것이 무장의 국산화입니다. 현재 KF-21의 장거리 교전을 책임지는 유럽제 유도탄은 도입과 운용 과정에서 공급국의 수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고, 제3국 재수출에도 제약이 따릅니다. 항공기와 무장을 묶어 수출하려는 전략에서는 이 부분이 협상의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국산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개발이 단순한 부품 대체를 넘어 수출 경쟁력 문제로 다뤄지는 배경입니다.

2033년까지 이어지는 체계개발 사업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체계개발 사업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관하는 정부 주도 연구개발 과제로, 방위사업청이 지난해 9월 개발 계획을 승인하면서 본궤도에 올랐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체계개발 예산은 7535억원 규모이며, 사업 기간은 2026년 12월부터 2033년 11월까지로 잡혀 있습니다. 이후 양산까지 포함하면 사업 규모는 조 단위로 커집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7일 마감된 이 사업의 제안서를 최종 제출했습니다.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의 평가를 거쳐 10월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가려질 전망입니다. 이번 MOU는 사업자 선정 이전 단계에서 항공기 체계 업체와의 통합 협력 구도를 먼저 확보했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기업 소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엔진, 우주 발사체, 유도무기 추진기관, 지상 방산 장비를 아우르는 국내 대표 방산·항공우주 기업입니다. KF-21에는 항공 엔진과 착륙 장치, 비행 조종·제어 장치를 공급하고 있으며, 고체 추진기관 분야에서는 40년 이상의 개발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KF-21 보라매를 비롯해 T-50 계열 훈련기, 수리온 기동헬기 등 국산 항공기를 개발·생산해 온 국내 유일의 완제기 체계종합 업체입니다. 지난 22일 양산 1호기를 공군에 인도하며 국산 전투기 양산 단계에 진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