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비즈니스2026. 09. 30.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재사용 발사체 시연체 총조립 착수… 2028년 수직 착륙 시험

by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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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현 | 기자 작성일 2026년 09월 3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재사용 기술 시연체 구성안

재사용 기술 시연체 구성안 (항우연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우주발사체 재사용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재사용 기술 시연체’ 총조립에 들어갔다고 30일 밝혔다. 국내 발사체가 한 번 쓰고 버리는 구조에서 벗어나 다시 쓰는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첫 실물 작업이다.

이번 과제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전체 연구를 주관한다. 체계종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담당하며 비츠로넥스텍, 한양이엔지 등 국내 우주기업이 함께 참여한다. 참여 기업들은 2028년까지 기술 실증을 마치고 미국 스페이스X의 주력 발사체 ‘팰컨9’이 갖춘 재사용 핵심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높이 12.2m 시연체, 90초 안에 500m 올랐다 내려온다

재사용 기술 시연체는 높이 12.2m, 직경 1.5m 규모로 제작된다. 여기에는 추력을 조절할 수 있는 다단연소 사이클 터보펌프 엔진 1기가 탑재될 예정이다.

2028년으로 예정된 비행시험의 목표는 분명하다. 수직으로 이륙한 시연체가 약 90초 안에 고도 500m까지 올라간 뒤 착륙 지점으로 되돌아와 안정적으로 수직 착륙하는 것이다. 궤도에 화물을 올리는 시험이 아니라 ‘올라갔다 제자리로 내려오는’ 동작 자체를 검증하는 단계다.

이 짧은 비행 안에 재사용 기술의 난제가 모두 들어 있다. 엔진의 추력을 실시간으로 조절해 기체 무게와 속도를 맞춰야 하고 비행 중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아야 하며 지정된 좌표로 유도해 착륙 다리를 정확히 내려놓아야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우연 주관 아래 시연체 개발을 수행하면서 엔진 추력 조절과 자세 제어, 유도제어 등 재사용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차례로 검증할 방침이다.

재사용이 바꾸는 발사 비용 구조

발사체 재사용은 글로벌 우주 수송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발사체는 1단 로켓에 엔진과 추진제 탱크 등 고가 구성품이 몰려 있는데 기존 방식에서는 이 구간이 임무가 끝나는 순간 바다로 떨어져 사라졌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재사용 발사체 상용화에 성공한 스페이스X는 팰컨9의 1단 로켓을 수십 차례 되풀이해 사용하면서 1kg당 발사 비용을 크게 낮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하단부인 1단만 회수해 다시 써도 기존 대비 발사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비용 구조가 달라지면 시장의 성격도 함께 달라진다. 저궤도 위성망 구축처럼 짧은 기간에 수백 기의 위성을 반복해 쏘아 올려야 하는 사업은 발사 단가와 발사 주기에 사업성이 직결된다. 재사용 기술을 갖추지 못한 사업자는 애초에 이런 물량을 수주 대상으로 삼기 어렵다는 뜻이다.

차세대발사체 1단 재사용으로 가는 발판

이번 시연체는 그 자체로 끝나는 과제가 아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시연체에서 확보한 기술을 2030년대 중반으로 예정된 차세대발사체 1단 재사용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차세대발사체는 누리호(KSLV-II)의 뒤를 잇는 국가 발사체 개발 사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항우연과 함께 설계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까지 전 단계를 수행하는 체계종합 기업을 맡고 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발사체로 출발한 이 사업이 재사용 개념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그에 앞서 실제 하드웨어로 착륙 기술을 검증해 둘 필요가 커졌다. 시연체 총조립 착수가 갖는 의미가 여기에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 비용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우주 수송 서비스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발사체 재사용 기술 확보가 ‘한국판 스페이스X’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 과제라며 항우연 및 파트너사들과 함께 이번 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대한민국 우주 수송 역량 강화와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소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엔진과 우주발사체, 지상방산 등을 아우르는 한화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누리호 사업에서 엔진 제작과 체계종합을 담당하며 국내 발사체 기술의 민간 이전을 이끌어 왔고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에서도 총괄 제작을 맡고 있다. 이번 재사용 기술 시연체 총조립은 창원 사업장을 중심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