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현 | 기자 작성일 2026년 10월 14일

하나은행이 총 6억달러 규모의 미 달러화 선순위채 발행을 마무리했다.
하나은행(은행장 이호성)이 총 6억달러 규모의 미 달러화 선순위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5년물 연 5.50%·3년물 연 5.25%로 확정
이번에 발행된 채권은 5년 만기와 3년 만기의 고정금리채 두 갈래로 구성됐다. 하나은행은 최초제시금리 대비 최종 가산금리를 5년물에서 30bp, 3년물에서 33bp 끌어내렸다. 그 결과 최종 발행금리는 5년물 연 5.50%, 3년물 연 5.25%로 확정됐다.
가산금리를 최초 제시 수준보다 낮춰 확정했다는 것은 발행사 입장에서 조달 비용을 그만큼 아꼈다는 뜻이다. 발행사는 통상 북빌딩 과정에서 들어오는 주문 상황을 보며 금리를 조정하는데 주문이 충분히 쌓이면 금리를 깎아도 물량 소화에 무리가 없다. bp(베이시스포인트)는 0.01%포인트를 가리키는 단위이므로 30bp는 0.3%포인트에 해당한다.
신용등급 S&P 'A+'·무디스 'Aa3'
국제 신용평가사의 평가도 발행 조건을 뒷받침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Moody's)는 이번 채권에 각각 'A+'와 'Aa3'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두 등급 모두 투자적격 구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수준으로, 하나은행의 상환 능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보여준다.
27억달러 주문 유입… 발행액의 4.5배
수요 측면의 숫자는 더 인상적이다. 최종 가산금리가 확정된 이후에도 발행금액의 4.5배에 달하는 27억달러 규모의 투자 수요가 그대로 유지됐다.
금리를 낮춰 확정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대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일부 주문이 빠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주문 잔량이 27억달러 선을 지켰다는 점은 하나은행의 신용도와 외화자금 조달 경쟁력이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대목이다.
상하이·베이징 투자설명회… 중국 본토 자금 직접 공략
이번 발행 성과의 배경에는 하나은행이 선제적으로 추진해 온 중국 현지 마케팅이 자리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중국 본토 기관투자자의 역외 채권 투자가 확대되는 흐름에 발맞춰 처음으로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투자설명회(NDR)를 열었다. 현지 주요 기관투자자들과 직접 마주 앉아 소통하는 방식으로 신규 투자 수요를 발굴한 것이다.
실제로 중국 본토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주문 참여는 안정적인 투자 수요 확보와 발행금리 절감 양쪽에 기여했다. 그동안 국내 금융기관의 달러채 발행은 아시아 역내에서도 홍콩·싱가포르 투자자 기반에 상당 부분 의존해 왔다. 중국 본토라는 새로운 수요처를 확보했다는 것은 향후 조달 창구를 다변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올해 이어진 국내 금융권 외화 조달 행렬
하나은행의 이번 발행은 올해 국내 금융기관들이 잇따라 외화채 시장을 두드린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 발행 기관 | 시점 | 규모 | 비고 |
|---|---|---|---|
| 신한은행 | 2026년 4월 | 6억달러 | 3년물 변동금리부·5년물 고정금리부 |
| 한국수출입은행 | 2026년 7월 | 20억달러 | 3년물·5년물 각 10억달러 글로벌본드 |
| 한국증권금융 | 2026년 10월 | 3억달러 | 창사 첫 외화채권, 3년 만기 |
| 하나은행 | 2026년 10월 | 6억달러 | 3년물·5년물 고정금리 선순위채 |
국내 금융기관들이 외화 조달에 꾸준히 나서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기존 외화채의 만기 도래에 대응해야 하는 차환 수요가 있고 기업의 해외 진출과 무역금융을 뒷받침할 외화 유동성도 확보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등 건전성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려는 목적도 깔려 있다.
변동성 확대 국면이라는 변수
올해 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주요국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전망이 자주 흔들렸다. 미 국채 금리가 출렁일 때마다 신흥국과 아시아 발행사들의 조달 환경도 함께 영향을 받았다.
이런 환경에서 가산금리를 30bp 이상 축소하며 발행을 마무리했다는 점은 발행 시점 선택과 투자자 마케팅이 맞물려 작동한 결과로 평가된다.
기업 소개
하나은행은 하나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국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하나다. 2026년 3월 이호성 은행장 체제에서 기업금융과 자산관리(WM) 부문을 중심으로 영업 기반을 넓혀 왔다.
실적도 뒷받침된다. 하나은행은 2026년 상반기 2조121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이 행장 취임 첫해인 2025년에는 3조7475억원의 자체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저비용성 수신을 늘려 조달구조를 개선한 결과 순이자마진(NIM)도 취임 직전 1.46%에서 2026년 2분기 1.61%까지 올라섰다.
하나은행은 올해 9월 유로클리어의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D-FMI'를 통해 국내 최초로 'T+0 당일결제' 디지털 본드를 발행하는 등 자금 조달 방식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hanaba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