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12일
'마뗑킴'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K패션을 확산시키고 있는 하고하우스가 첫 남성 패션 자체브랜드(PB) '테일던'을 통해 3040 남성 패션시장을 겨냥했다. 무난하지만 깔끔하고 세련된 착장, 한국인 체형을 고려한 넉넉한 핏이 특징이다.
최근 롯데백화점 잠실점 매장에서 만난 박태일 하고하우스 테일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는 "40대 직장인 남성분들은 깔끔하면서도 튀지 않기를 원한다. 그러면서도 '옷을 대충 입었다'는 외부 인식을 매우 꺼린다. 그 '틈새'를 겨냥한 브랜드"라고 소개했다.
박 CD는 "테일던은 기존 남성 패션 브랜드들과 달리 옷 기획 단계부터 스타일링을 고려해 이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갖는다"며 "클래식과 캐주얼, 모던한 요소까지 섞어 현대 3040 남성들이 유지할 수 있는 포멀한 캐주얼함을 재정의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테일던은 하고하우스의 첫 남성 PB인만큼 사내에서도 중요도가 높은 브랜드다. 이를 위해 배우 정해인, 송중기 등의 스타일링을 맡아왔던 박 CD를 영입했다. 어깨 각도, 소매 길이, 하의 밑위 등 한국 남성 체형에 맞는 패턴을 개발했으며, 3040 나이대의 직장인 남성들을 위해 과하지 않게 '정돈'된 디자인을 내세웠다.
테일던의 가장 큰 특징은 '선(先) 착장 기획·후(後) 디자인 기획'이다. 여타 브랜드들이 제품이 나온 이후 착장 조합을 기획하는 반면, 테일던은 이를 정반대로 바꿨다. 먼저 여러 착장을 기획한 뒤 제품 디자인을 짜기 때문에 광범위한 스타일링 영역을 구축할 수 있다. 양상혁 하고하우스 테일던 과장은 "타 브랜드들이 내세우는 스타일링 구성이 20~30착 정도라면 테일던은 150여착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일던의 가격대는 기본적인 봄 시즌 아우터의 경우 20만원대, 니트 상의나 바지의 경우 10만원대부터다. 유럽 SPA 브랜드만큼 저렴하진 않지만 과도하게 높은 가격대가 아닌데다 디자인과 형태가 한국인에 맞춰져 있어 남성 패션 시장에서 주효할 것이란 기대다.
최근 국내 남성 패션 시장은 변화를 맞고 있다. 과거 정장 중심에서 캐주얼 등으로 영역이 대폭 확장되고 있으며, 20대 남성들에 이어 3040 남성들이 새로운 소비층으로 도약하면서 틈새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마뗑킴 등으로 여성 패션 브랜드 운용에 강점을 보여왔던 하고하우스가 야심차게 첫 남성 패션 PB를 론칭한 이유다.
테일던의 올해 매출 목표는 200억원으로, 전국 주요 도시에서 오프라인 기반으로 연내 총 14개 매장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말엔 롯데백화점 부산에 매장을 추가할 예정이다.
하고하우스의 지난해 기준 총매출액은 4500억원으로 전년대비 28% 늘었다. 그간 외형 성장을 견인했던 마뗑킴은 2021년 매출 150억원에서 4년 만인 지난해 2000억원대까지 성장했으며, 최근 중화권 및 일본 등까지 시장을 확장해 K패션의 선두주자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