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현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25일
청와대 행정관을 사칭해 수억 원을 편취한 70대 남성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25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정문경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70)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원심이 선고한 5,850만 원 상당의 범죄수익 추징도 그대로 유지됐다.
7년 6개월에 걸쳐 120여회 6억 6,500만 원 편취
A씨는 2015년 10월부터 2023년까지 약 7년 6개월간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사업가 B씨로부터 120여 회에 걸쳐 총 6억 6,5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이라는 가짜 명함을 근거로 B씨를 속인 뒤 관련 인사들과 연결해 주겠다며 금전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A씨는 B씨의 회사를 찾아와 "내가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인데 당신이 받는 검찰 수사를 해결해주겠다"며 "검찰 인사권이 있는 민정수석에게 인사를 해야 하니 우선 2,000만 원을 달라"고 제안했고, B씨는 당일 바로 해당 금액을 송금했다.
그러나 A씨는 실제로 청와대에 근무한 사실이 전혀 없었고, 민정수석을 만나본 적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군산지역 숙원사업인 조선소 가동·새만금 재생에너지 등 대형 프로젝트에도 B씨 업체를 참여시켜 주겠다고 속이며 거액을 뜯어갔다. 편취한 돈 대부분은 가족 계좌로 이체하거나 생활비 등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2심, 원심 징역 4년 유지
1심 재판부는 "범행 수법과 기간, 횟수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 "여전히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고 있어 엄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양형의 조건에 본질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보기 어렵다"며 항소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