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호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07일

이브이파트너스 송경섭 대표 (사진 제공: 이브이파트너스)
"충전기를 더 설치하는 게 아니라, 더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브이파트너스 송경섭 대표는 전기차 충전기 설치 현장에서 답을 찾았다. 전기차 보급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충전기보다 '주차 공간 부족'이 더 큰 문제였기 때문이다. 충전기를 한 대 더 놓으려면 주차면이 하나 더 필요하고, 이미 포화 상태인 공동주택이나 도심 주차장에서 그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주차면 부족, 충전 인프라 확산의 가장 큰 장벽
전기차 등록 대수는 2025년 기준 100만 대를 넘어섰고, 충전기 설치 수요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그러나 공동주택과 도심 지역에서는 전용 주차면 확보가 어려워 설치 자체가 제한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기존 충전기는 대부분 1대당 1~2대 차량만 대응할 수 있어, 충전 수요가 늘어날수록 주차 공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구조였다.
송 대표는 "충전기를 늘리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명확했다"며 "같은 공간에서 더 많은 차량을 충전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1대로 3대 충전, 공사비까지 낮추는 구조적 해법
이브이파트너스가 내놓은 해법은 '3채널 전기차 충전기'다. 하나의 충전기로 최대 3대 차량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어 기존 대비 주차 공간 활용도를 크게 높였다. 주차면 1면으로 3면의 효과를 내는 셈이다.
경제성도 뚜렷하다. 단상 1채널 충전기를 개별 설치하는 방식은 충전기 수량이 늘어날수록 인입과 배선 공사가 반복되며 비용이 누적된다. 일반적인 현장 기준으로 단상 1채널 충전기 1대 시공비는 약 100만 원 수준이며, 3대 설치 시 510만 원으로 공사 효율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구조다. 반면 3상 4선식 기반의 3채널 충전기는 하나의 인입 전원으로 3대를 동시에 운영할 수 있어 배선·차단기·인입 공사를 통합 설계할 수 있고, 1대 시공비는 약 400만 원 수준이다.
모듈형 설계로 유지보수의 틀을 바꾸다
또 하나의 핵심은 교체형 모듈 구조다. 기존 충전기는 일부 부품 고장에도 장비 전체를 제조사로 보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브이파트너스는 릴레이 등 고장 확률이 높은 부품을 모듈화해 현장에서 즉시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전기기술자라면 누구나 현장에서 바로 부품을 교체할 수 있어 운영 중단 시간을 대폭 줄였다.
송 대표는 "설계부터 유지보수까지 전부 현장 기준으로 접근했다"며 "실제로 현장에서 장비를 다뤄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불편함을 제품에 반영하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경북대학교 창업지원단과 함께 양산까지
이브이파트너스는 경북대학교 창업지원단의 창업도약패키지를 통해 제품 완성도 향상, 생산·양산 체계 구축, 독립형 운영 플랫폼 기반 마련 등 사업화 속도를 끌어올리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현재 3채널 충전기 양산 준비와 함께 스마트제어 충전기, 키오스크형 충전기, 화재예방형 충전부스 구축 등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3년 후에는 전국 주요 산업단지와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5,000기 이상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3채널 충전기와 독립 관제 시스템의 해외 수출도 준비하고 있다.
송 대표는 "앞으로 충전기 시장은 단순 설치 수량이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공간과 비용, 유지보수까지 모두 해결하는 제품으로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