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건강2026. 09. 26.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유방암연구재단, 1500만달러 투입해 젊은 여성 유방암 글로벌 연구 연합 출범

by 이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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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아 | 기자 작성일 2026년 09월 26일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와 유방암연구재단이 젊은 여성 유방암 글로벌 연구 이니셔티브를 출범했다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와 유방암 연구재단이 젊은 여성 유방암 관련 최대 규모 글로벌 연구 이니셔티브를 출범한다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The Estée Lauder Companies)가 유방암 연구재단(Breast Cancer Research Foundation)과 손잡고 젊은 여성 유방암 글로벌 연구 이니셔티브(Global Research Initiative on Breast Cancer in Younger Women)를 설립하는 5년 약정을 체결했다. 양측이 30년 넘게 이어온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린 이번 연합체는 전 세계에서 빠르게 늘고 있는 젊은 여성의 유방암 발병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 자선재단(The Estée Lauder Companies Charitable Foundation)이 약정한 규모는 1500만달러다. 시급성은 높지만 연구 자금은 턱없이 부족한 영역에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이 이니셔티브는 젊은 여성 유방암을 주제로 조직된 연구 프로그램 가운데 동종 최대 규모로, 여러 국가의 과학자들이 조기 발병 유방암의 생물학적 기전을 공동으로 파헤치게 된다.

1500만달러가 향하는 곳

첫 번째 지원금은 젊은 여성의 유방암 생물학에 초점을 맞춘 연구의 초기 단계에 투입된다. 조기 발병 유방암을 촉발하는 기전을 규명하고, 실험실에서 얻은 발견이 곧바로 환자 치료로 연결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 목표다. 연구진이 축적할 데이터는 위험 예측, 예방, 조기 발견, 치료 접근법 전반을 개선하는 근거가 될 전망이다.

초기 단계에서 도출된 통찰은 후속 연구 영역을 설계하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전 세계에서 유방암과 싸우는 젊은 여성에게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발견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최종 지향점이다.

연구 자금의 0.6%라는 불균형

이번 약정의 배경에는 뚜렷한 숫자가 있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45세 미만 여성의 유방암 진단은 11% 증가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집행된 유방암 연구 자금 가운데 젊은 여성에 초점을 맞춘 비중은 0.6%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환자는 늘어나는데 그 환자군을 직접 겨냥한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임상적 위험도 역시 낮지 않다. 젊은 여성의 유방암은 상당히 진행된 병기에서 발견되거나 공격적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더 높다. 40세 이전에 진단받은 여성은 이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약 40% 더 높은 것으로 보고돼 있다.

젊은 여성 유방암, 왜 다르게 다뤄야 하는가

젊은 연령층의 유방암은 단순히 '같은 병을 일찍 겪는 것'이 아니다. 종양의 생물학적 성질 자체가 다른 경우가 많고, 그에 따라 치료 전략도 달라진다.

삼중음성과 유전적 소인

삼중음성 유방암(TNBC)은 전체 유방암 사례의 15~20%를 차지하는데, 다른 유형보다 BRCA1 유전자 변이를 지닌 여성이나 젊은 여성에게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난다. 호르몬 수용체와 HER2가 모두 음성이어서 다른 유방암에 쓰이는 호르몬 요법이 통하지 않고, 치료가 가장 까다로운 유형으로 꼽힌다.

유전적 배경도 젊은 환자군에서 비중이 크다. BRCA1 변이 보인자는 80세까지 유방암 누적 위험률이 72%, 난소암은 44%까지 올라가며, BRCA2 변이 보인자는 각각 69%와 17% 수준으로 보고된다. 두 변이 모두 일반적인 유방암보다 이른 나이에 발병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만 유전성 유방암이라는 사실만으로 예후가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가족성이나 산발성 유방암과 비교해 치료 성적은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며, 변이 양성 환자의 경우 PARP 억제제처럼 특정 기전의 약물에 더 잘 반응하는 특성이 있어 치료 선택지를 달리 짤 수 있다. 대신 반대쪽 유방에 새로운 암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 치료 이후에도 장기적인 추적 관리가 필요하다.

이런 특성들은 왜 '젊은 여성'을 별도의 연구 단위로 떼어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연령대별로 종양의 분자적 특징과 재발 패턴이 다르다면, 중장년 환자 데이터에서 도출된 위험 모델과 치료 지침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한국의 유방암 연령 분포는 서구와 다르다

한국 상황은 이번 이니셔티브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국내 여성 유방암은 특징적으로 40대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서구권과 확연히 구분되는 양상이다.

2023년 기준 통계를 보면 여성 유방암 환자의 연령대는 50대가 29.2%로 가장 많고 40대가 28.9%, 60대가 22.1% 순으로 나타났다. 진단 연령의 중심축이 서서히 올라가고 있지만 40대 이하 환자가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 국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일부 분석에서는 전체 환자 중 40대가 약 39.8%, 40세 이하가 약 1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계된다.

증가 요인으로는 고지방·고열량 중심의 서구화된 식생활, 비만, 출산과 수유를 경험하는 여성의 감소,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으로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길어진 점 등이 거론된다. 여기에 건강 관심도가 높아지고 국가암검진사업으로 유방검진이 활발해지면서 과거보다 발견 빈도 자체가 크게 올라간 영향도 함께 작용한다.

연구 장벽을 허무는 설계

이 이니셔티브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축은 협력 구조다. 국가와 기관, 분야를 넘어 과학자들을 연결해 그동안 분절돼 있던 전통적인 연구 장벽(silos)을 허물고 지식 교환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개별 연구실이 각자의 코호트와 데이터를 붙들고 있는 구조에서는 희귀한 조기 발병 사례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규모로 모으기 어렵다는 현실적 제약이 있다.

멀티모달·생성형 데이터 분석이 의학 연구 전반에 확산되는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다. 여러 대륙의 검체와 임상 기록이 공통 프로토콜로 묶일 때 비로소 연령 특이적 위험 인자를 분리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이니셔티브는 그런 공통 기반을 만드는 데 초기 자금을 쓰겠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어머니께서 자랑스러워하실 것"

윌리엄 P. 로더(William P. Lauder)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 이사회 의장 겸 유방암 연구재단 공동 의장은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는 오랫동안 유방암 연구 발전에 헌신해 왔으며, 어머니 에블린 H. 로더(Evelyn H. Lauder)께서 우리가 당신의 비전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신다면 무척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 생각한다. 어머니는 연구가 삶을 바꾸고 궁극적으로 구할 수 있는 힘을 깊이 믿으셨다. 이번 기부를 통해 아직 배울 것이 많은 영역인 젊은 여성의 유방암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호기심, 헌신, 발견으로 유방암 없는 세상이라는 공동의 목표에 우리를 계속 가까이 다가가게 하는 뛰어난 과학 연구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스테판 드 라 파브리(Stéphane de La Faverie)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 사장 겸 최고경영자이자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 자선재단 사장은 "30년 이상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는 유방암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깊이 헌신해 왔다. 이러한 헌신은 여성이 설립해 전 세계 수백만 여성에게 봉사하는 기업이라는 우리의 정체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는 또한 삶을 개선하고 구하는 연구, 파트너십, 집단 행동의 힘에 대한 우리의 변함없는 믿음을 반영한다"며 "젊은 여성 사이에서 진단이 증가하는 만큼 우리는 시급하게 행동할 책임이 있다. 우리는 유방암 연구재단과의 오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여러 세대의 여성과 가족을 위한 치료 예후를 개선하기 위한 글로벌 협력의 새 시대를 이끄는 데 함께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도나 맥케이(Donna McKay) 유방암 연구재단 사장 겸 최고경영자는 "유방암 연구재단은 항상 이 질병의 끈질긴 과제를 해결하는 최전선에 서 왔으며, 젊은 여성에 관한 최대 규모의 연구를 이미 진전시켜 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해당 연령층의 발병률이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증가함에 따라, 해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학자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글로벌 차원의 대응이 절실하다"며 "획기적인 기부로 이 전례 없는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가능하게 하고 질병에 대한 이해를 근본적으로 발전시키며 젊은 환자의 치료 결과를 개선할 기회를 창출한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 파트너들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30년 파트너십이 남긴 기록

유방암 연구재단은 상징적인 핑크 리본을 공동 창안하고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의 유방암 캠페인을 시작한 에블린 H. 로더가 1993년 설립했다. 그 이후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와 자선재단은 유방암 연구재단을 통해 1억2300만달러 이상의 연구 자금을 지원했고, 400개가 넘는 연구 보조금을 뒷받침했다.

두 기관이 함께 만든 것은 자금 규모만이 아니다. 과학적 발견을 진전시키고 그 결과를 더 나은 치료로 옮기는 글로벌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이 성과로 꼽힌다. 양측의 파트너십은 흑인 여성 유방암에 관한 최대 규모의 글로벌 연구도 지원해, 유방암 치료 예후의 인종 간 격차를 유발하는 요인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크게 끌어올렸다. 이번 젊은 여성 대상 이니셔티브는 그 방식을 연령 축으로 확장한 셈이다.

핑크 리본은 어떻게 시작됐나

핑크 리본의 출발점은 1992년이다. 에블린 H. 로더는 당시 셀프(SELF) 매거진 편집장이던 알렉산드라 페니와 함께 핑크 리본을 공동 제작하며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에 나섰다. 유방암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려웠던 시기에, 인식을 높이고 여성 건강을 둘러싼 편견을 다룰 기회가 있다고 본 판단이었다.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전 세계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 브랜드 매장에서 배포된 핑크 리본은 200만 개를 넘었다. 화장품 기업 한 곳에서 시작된 이 상징은 오늘날 국경을 넘어 여성 건강 캠페인의 공통 언어로 자리 잡았다.

사망률 44% 감소, 그리고 남은 과제

지난 30년간의 성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이 기간 유방암 사망률은 44% 감소했다. 치료 옵션은 1993년 단 하나의 표적 치료제에서 현재 30가지 이상으로 늘었다. 연구와 정밀 의학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어떤 결과를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 개선이 모든 연령대에 균등하게 배분되지는 않았다. 젊은 여성 유방암 글로벌 연구 이니셔티브는 바로 그 격차를 조준한다. 전례 없는 규모의 글로벌 과학적 관심과 자원을 젊은 환자군에 집중해 지식의 공백을 좁히고, 나이와 관계없이 모든 여성이 유방암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하며 치료를 통해 완치할 기회를 갖는 미래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BCRF, 세계 최대 민간 유방암 연구 후원 기관

유방암 연구재단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민간 유방암 연구 후원 기관이다. 2025~2026 지원 주기에는 16개국 260명 이상의 과학자를 대상으로 7475만달러의 연간 보조금을 집행했다. 2026~2027 주기에는 18개국 280명 이상의 연구자를 지원하는 7500만달러 이상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과학 연구 자금 환경이 불확실한 국면에서도 지원 규모를 늘려온 흐름이다.

이번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 자선재단의 1500만달러 약정은 이 연간 집행 구조 위에 젊은 여성이라는 별도 트랙을 얹는 성격을 지닌다. 기존 보조금 심사 체계와 국제 연구자 네트워크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그동안 0.6%에 머물렀던 연령 특이적 연구 비중을 끌어올리는 경로다.

기업 소개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The Estée Lauder Companies Inc.)는 스킨케어, 메이크업, 향수, 헤어케어 제품을 제조·마케팅·유통하는 선도 기업이자 글로벌 럭셔리 및 프레스티지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에스티 로더(Estée Lauder), 아라미스(Aramis), 클리니크(Clinique), 랩 시리즈(Lab Series), 오리진스(Origins), M·A·C, 라메르(La Mer), 보비 브라운 코스메틱스(Bobbi Brown Cosmetics), 아베다(Aveda), 조 말론 런던(Jo Malone London), 범블 앤 범블(Bumble and bumble), 다르팡 파리(Darphin Paris), 톰 포드(TOM FORD), 스매쉬박스(Smashbox), 에어린 뷰티(AERIN Beauty), 르 라보(Le Labo), 에디시옹 드 파르팡 프레데릭 말(Editions de Parfums Frédéric Malle), 글램글로우(GLAMGLOW), 킬리안 파리(KILIAN PARIS), 투 페이스드(Too Faced), 닥터자르트+(Dr.Jart+), 데시엠(DECIEM) 산하 디 오디너리(The Ordinary), 니오드(NIOD), 아베스탄(Avestan), 루파(Loopha), 발망 뷰티(Balmain Beauty) 등의 브랜드로 약 150개 국가 및 지역에서 판매되고 있다.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 자선재단(The Estée Lauder Companies Charitable Foundation, ELCCF)은 프레스티지 뷰티 분야 리더인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의 글로벌 자선 활동 기관이다. 에스티 로더 여사의 유산을 행동으로 실천하며, 건강·교육·기업가 정신의 변혁적 힘을 통해 여성과 소녀들이 번영하고 발전하도록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를 후원한다. 여성과 소녀의 직업 준비, 노동 참여, 리더십 개발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에 전 세계적으로 투자하며, 유방암과 여성 건강 분야 혁신을 추진하는 과학자와 실무자를 지원한다.

유방암 연구재단(Breast Cancer Research Foundation, BCRF)은 1993년 에블린 H. 로더가 설립한 세계 최대 규모의 유방암 연구 민간 후원 기관이다. 예방부터 전이까지 질병의 모든 측면을 연구하는 과학 인재에 투자하고 학제 간 협업을 촉진해 분야 전체의 발전을 가속한다.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BCRF.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용

[1]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2025년 8월 15일). 45세 미만 여성의 유방암(Breast cancer among women younger than 45). 미국 암 통계(U.S. Cancer Statistics).

[2] J. L. 그너를리치(Gnerlich), A. D. 데시판데(Deshpande), D. B. 제페(Jeffe), A. 스위트(Sweet), N. 화이트(White), J. A. 마겐탈러(Margenthaler). (2009년). 젊은 여성의 유방암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초기 생존율 저조에 기인함(Elevated breast cancer mortality in women younger than age 40 years compared with older women is attributed to poorer survival in early-stage disease). 미국외과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Surgeons), 208 (3), 341-347.

[3] C. 프린츠(Printz), S. 맥도웰(McDowell). (2024년 10월 2일). 유방암 발병률은 여전히 상승 중이나 사망률은 계속 감소 중(Breast cancer incidence still rises and death rate still declines). 미국암학회(American Cancer Socie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