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현 | 기자 작성일 2026년 09월 22일

왼쪽부터 덱스터스튜디오 강종익 공동대표, 김욱 공동대표, 이엠텍아이엔씨 서영식 대표, 이종호 부대표 (사진=이엠텍아이엔씨)
IT 하드웨어 전문기업 이엠텍아이엔씨(대표 서영식, 이하 이엠텍)가 콘텐츠 전문기업 덱스터스튜디오(코스닥 206560, 이하 덱스터)와 손을 잡고, 산업계 전반의 화두로 떠오른 AX(AI 전환)를 겨냥한 차세대 맞춤형 AI 인프라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양사는 9월 21일 각 사 대표와 주요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덱스터가 자체 개발한 고성능 스토리지 브랜드 '큐브코어(CubeCore)'와 이엠텍의 '레드빗(REDBIT)' GPU 서버 및 하드웨어 기술력을 결합해 AI 데이터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GPU 서버와 올플래시 스토리지를 하나로 묶은 '원스톱 AI 풀스택 패키지'
이번 파트너십의 핵심은 생성형 AI, 거대언어모델(LLM), 머신러닝 등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급증하는 흐름에 맞춰 이엠텍의 고성능 서버 브랜드 '레드빗'과 덱스터의 고성능 스토리지 브랜드 '큐브코어'를 하나로 묶은 '원스톱 AI 풀스택 인프라 패키지'를 공급하는 데 있다. 기업이 개별 벤더를 따로 상대하며 서버와 스토리지를 맞춰 붙이는 대신, 검증된 조합을 통째로 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 초고해상도 데이터 분석처럼 부하가 큰 AI 워크로드는 GPU 연산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데이터가 GPU까지 도달하는 경로에서 병목이 생기면 아무리 비싼 가속기를 붙여도 가동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양사가 덱스터의 자체 개발 NVMe 올플래시 스토리지 솔루션 '큐브코어'와 이엠텍의 초고성능 GPU 서버 '레드빗'을 단일 패키지로 통합 구성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 수집과 가공부터 학습, 추론, 백업 및 아카이빙에 이르기까지 AI 전 주기를 아우르는 최적화 인프라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4년간 축적된 현장 검증이 만든 결합
이번 결합 패키지는 하루아침에 나온 결과물이 아니다. 양사는 2022년 버추얼 프로덕션 및 고성능 영상 제작 환경에 최적화된 하드웨어 시스템 개발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4년간 기술 협력을 이어왔고, 그 과정에서 쌓인 실제 현장 검증 노하우가 이번 패키지에 집약됐다.
협력의 무대는 실험실이 아니라 고부하 VFX와 영상 제작 현장이었다. 고성능 GPU를 장시간 가동할 때 발생하는 발열 제어, 시스템 안정성, 대용량 데이터 전송 효율을 반복 테스트하고 그 결과를 하드웨어 설계에 직접 반영하는 방식이다. 2023년에는 태국 종합 미디어 그룹 칸타나(Kantana)의 IT 인프라 구축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글로벌 무대에서도 기술 결합의 경쟁력을 검증받았다.
덱스터, VFX 현장에서 태어난 국산 스토리지
덱스터는 아시아 최고 수준의 VFX(시각특수효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콘텐츠 기획·제작부터 VFX, DI(디지털 색보정), 음향 디자인 및 믹싱 등 포스트 프로덕션까지 종합 역량을 갖춘 국내 유일의 올인원 종합 콘텐츠 기업이다. 국내외 OTT 콘텐츠와 대형 영화·드라마의 VFX, 초고해상도 미디어아트 제작 등 분야에서 고강도 연산 인프라를 자체 구축하고 운용해왔다.
콘텐츠 기업이 스토리지 브랜드를 내놓게 된 출발점도 이 지점이다. 덱스터는 지난 8월 자체 개발한 스토리지 운영체제(OS)를 탑재한 '큐브코어'를 정식 출시하며 기업용 스토리지 시장에 진출했다. 고가의 외산 스토리지 의존도를 낮추고 작업 환경에 최적화된 파일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겠다는 취지로, 블록버스터 영화와 초고해상도 미디어아트 등 VFX 프로젝트의 고강도 연산 환경에서 완성도와 안정성을 검증했다.
큐브코어 라인업은 AI 연산 및 머신러닝 작업을 지원하는 NVMe 올플래시 스토리지 'X 시리즈'를 비롯해 서버 가상화 솔루션 'E 시리즈', 아카이빙용 'D 시리즈'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파트너십에서 레드빗과 짝을 이루는 것은 AI 워크로드를 겨냥한 올플래시 계열이다.
레드빗, 엔비디아 최신 가속기부터 커스텀 설계까지
이엠텍의 '레드빗' 서버 라인업은 엔비디아(NVIDIA) H200, B300, RTX PRO 6000 등 최신 AI 가속 GPU를 완벽히 지원한다. 연구실용 저소음 수랭·공랭 설계부터 데이터센터용 고밀도 연산 환경까지 유연한 커스텀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고객의 실제 워크로드에 맞춘 정밀 튜닝과 자체 OS 설계를 결합해, 획일화된 외산 하드웨어 패키지와 비교했을 때 도입 및 운영 비용(TCO)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장애가 발생했을 때 해외 본사 대응을 기다릴 필요 없이 국내 전담 기술 지원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국산 인프라의 실질적인 이점으로 제시됐다.
제조·금융·공공·미디어로 확대
양사는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점으로 제조, 금융, 공공, 미디어는 물론 AI 비전 분석, 자율주행, AI CCTV 등 대용량 데이터 처리와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전 산업 분야로 공급을 넓혀갈 방침이다. 보안이나 규제 때문에 외부 클라우드를 쓰기 어려워 온프레미스 AI 인프라를 직접 갖추려는 수요가 공공·금융권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는 점에서, 국산 서버와 국산 스토리지를 묶은 조합이 파고들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이엠텍은 지난 10년간 커스텀 서버 시장에서 쌓아온 엔지니어링 역량과 최신 GPU 라인업, 그리고 덱스터가 극한의 데이터 환경에서 검증한 국산 초고속 스토리지가 결합해 강력한 시너지를 내게 됐다며, AX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인프라 구축의 비용과 복잡성을 덜고 본연의 비즈니스 혁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맞춤형 AI 인프라 공급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덱스터는 이엠텍의 고성능 서버 기술력과 덱스터의 초고속 스토리지 기술력을 결합해 고객의 다양한 AI·고성능 컴퓨팅 수요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양사가 축적해온 기술력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IT 인프라 시장에서 장기적인 협업 모델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AI 서버 수요, 구조적 성장 국면
이번 협력은 AI 서버 시장이 구조적 성장 국면에 들어선 흐름과 맞물려 있다. 시장조사 기관들은 글로벌 AI 서버 시장이 2020년대 중반부터 2030년대 초반까지 연평균 18~34% 수준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으며,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AI 서버가 사실상 GPU 서버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에서도 전사 차원의 AX를 선언하는 기관과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벤처투자가 고성능 GPU 서버를 도입해 폐쇄형 내부망 AI 챗봇을 운영하고, 벤처펀드 모니터링과 투자계약 점검 등으로 AI 활용 범위를 넓히는 온프레미스 AI 전환에 나서기도 했다. 외부로 내보낼 수 없는 데이터를 다루는 조직일수록 자체 GPU 인프라 구축이 선택이 아닌 전제 조건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수요층은 대형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달리 수백 대 단위의 획일적 랙 구성보다, 자사 워크로드에 맞게 규모와 구성을 조정할 수 있는 맞춤형 인프라를 선호한다. 이엠텍과 덱스터가 '커스텀 설계'와 '국내 전담 지원'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 틈새를 겨냥한 포석으로 읽힌다.
기업 소개
이엠텍아이엔씨
이엠텍아이엔씨는 2003년 설립된 대한민국 대표 IT 하드웨어 및 시스템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지난 10여 년간 엔터프라이즈 및 HPC 환경을 위한 커스텀 서버 솔루션을 개발·공급해 왔으며, 자체 브랜드 '레드빗(REDBIT)'을 통해 초고성능 GPU 서버, AI 워크스테이션, 고밀도 서버 등 풀스택 AI 인프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0여 년간 축적된 하드웨어 최적화 노하우와 철저한 사후 지원을 바탕으로 국내 IT·AI 인프라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덱스터스튜디오
덱스터스튜디오는 2011년 설립돼 2015년 코스닥에 상장한 종합 콘텐츠 기업(코스닥 206560)이다. VFX를 중심으로 DI, 음향 등 포스트 프로덕션 전 공정을 아우르는 국내 유일의 올인원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체 스토리지 브랜드 '큐브코어' 출시와 AI 기반 VFX 기술 교류 등 기술 사업 영역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