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훈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14일
낮 전기요금은 낮추고 야간 요금은 올리는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제가 오는 16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정부는 산업계의 비용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24시간 조업 업종을 중심으로 새벽 전기료 인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전압 300킬로와트(㎾) 이상 산업용(을) 요금을 적용받는 대형 사업장 약 3만 9000곳 가운데 514개사(1.3%)가 계시별 요금제 적용 6개월 유예를 신청했다.
이번 요금제 개편의 핵심은 태양광 발전이 집중되는 낮 시간에는 요금을 낮추고 저녁·야간에는 상대적으로 올리는 구조다. 평일 기준 11~15시 적용 최고요금은 중간요금으로 내려가고, 18~21시 중간요금은 최고요금으로 상향된다. 가장 비쌌던 낮 요금은 ㎾h당 16.9원 인하되는 반면, 최저요금 시간대인 새벽 요금은 ㎾h당 5.1원 인상된다.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산업계 전체 평균 전기요금이 ㎾h당 1.7원, 약 1%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낮 시간대 태양광 전력을 충분히 활용하고 저녁 LNG 발전 의존도를 줄여 에너지 위기 대응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철강·석유화학·냉동창고 등 그동안 가장 싼 새벽 전기를 집중 활용해온 업종에서는 실질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유예 신청 514개 사업장 중 대기업은 49개사로, 업종별로는 식료품 60개, 1차금속 55개, 비금속광물 49개 순이다.
이들 기업은 오는 10월 1일까지 새 요금제 적용을 미루면서 조업 시간 조정 등 비용 최소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24시간 연속 공정 특성상 이미 부하 조건에 맞춰 공정을 최적화한 상태라 시간대 이동을 통한 요금 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며 "설비·근로 형태·품질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우선 유예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업장 근로 조건과 교대조를 단기간에 바꾸기 어렵고, 52시간 근로제까지 감안하면 공장 가동 시간 조정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며 "고압가스나 연속공정 특성상 설비 안전성과 제품 품질을 고려하면 새벽에서 낮·주말로 전력 사용 시간을 옮기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산업용(을)을 시작으로 6월부터 산업용(갑)Ⅱ, 일반용·교육용 등 다른 시간대별 요금제에도 같은 체계를 순차 적용하고, 향후 주택용 요금제 적용 대상도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별 차등요금제도 연내 도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