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우 | 기자 작성일 2026년 08월 28일
대웅제약(대표 박성수·이창재)이 미국 바이오기업 턴 바이오테크놀로지스(Turn Biotechnologies, 이하 턴바이오)로부터 인수한 지질나노입자(LNP) 전달 플랫폼 'eTurna'의 핵심 원천기술인 이온화지질(ionizable lipid) 관련 기술에 대해 최근 미국 특허청(USPTO)으로부터 특허 등록 결정을 통보받았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특허의 명칭은 '지질 구조체 및 이를 포함하는 조성물(Lipid Structures and Compositions Comprising Same)'로, mRNA를 비롯한 치료용 핵산 물질을 표적 세포까지 안전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쓰이는 이온화지질 구조와 이를 포함한 LNP 관련 기술이 담겨 있다. 등록 결정은 미국 특허청의 심사를 통과했다는 의미로, 이후 후속 절차를 거치면 정식 특허로 등록된다.
턴바이오 자산 인수 후 첫 글로벌 특허 성과
이번 미국 특허 등록 결정은 대웅제약이 지난 5월 턴바이오의 세포 리프로그래밍 지식재산(IP)과 자산 일체를 인수한 뒤 거둔 첫 번째 글로벌 특허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웅제약은 턴바이오와 자회사 한올바이오파마 사이에 체결돼 있던 ERA(Epigenetic Reprogramming of Aging) 플랫폼 독점 기술수출 계약의 라이선서 지위를 승계받으면서 mRNA 기반 세포 리프로그래밍 관련 IP를 확보한 바 있다.
앞서 한올바이오파마는 2024년 5월 턴바이오와 최대 2억3900만달러(약 3500억원) 규모의 기술도입 계약을 맺고 안과·귀 질환 치료제 공동연구를 진행해 온 만큼, 대웅제약은 그간 축적된 공동연구 경험과 데이터를 이번에 확보한 플랫폼 기술과 결합해 시너지를 노릴 수 있게 됐다.
ERA 플랫폼은 노화된 세포에 리프로그래밍 인자를 mRNA 형태로 전달해, 세포 고유의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능만 선택적으로 젊고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는 '부분 리프로그래밍(Partial Reprogramming)' 기술이다. 세포의 정체성까지 잃게 만들 수 있는 완전 리프로그래밍의 한계를 보완한 접근법으로 평가된다.
이온화지질, mRNA 치료제 개발의 최대 진입장벽
LNP 전달 플랫폼인 eTurna는 이 과정에서 mRNA를 원하는 세포까지 손상 없이 정확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LNP는 통상 이온화지질과 콜레스테롤, 폴리에틸렌글리콜(PEG) 지질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이온화지질은 전달 효율과 안전성을 동시에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mRNA는 체내에서 쉽게 분해되는 특성이 있어 mRNA 치료제 개발에서 이온화지질 기술은 개발의 성패와 직결될 뿐 아니라 가장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대웅제약은 이번 미국 특허 등록 결정으로 ERA 플랫폼의 핵심 전달기술에 대한 글로벌 IP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향후 정식 등록이 완료되면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에서 이온화지질 관련 권리를 확보하게 돼, 역노화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사업화와 기술수출을 뒷받침하는 지식재산 기반, 이른바 '기술적 해자'도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특허 명세서에 따르면 인간 피부 섬유아세포와 노화 조직에 해당 LNP를 전달했을 때 피부 재생 지표인 콜라겐Ⅶ 발현과 세포 증식이 크게 증가하고 노화 지표는 뚜렷하게 감소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또한 T세포 등 면역세포에서도 우수한 전달 효율과 높은 세포 생존율을 기록해, 피부 질환뿐 아니라 면역 질환과 다양한 노인성 난치 질환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mRNA, 코로나19 백신 넘어 암 치료로… 다음 무대는 '역노화'
이번 성과가 주목받는 또 다른 배경은 mRNA 기술의 적용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모더나와 머크가 공동 개발한 개인맞춤형 mRNA 암백신 '인티스메란 오토진(intismeran autogene)'이 임상 3상에 성공하면서, mRNA는 감염병 백신을 넘어 중증 치료제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전환점을 맞았다. 해당 임상은 흑색종 제거 수술을 받은 고위험 환자 약 1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환자별 종양의 신생항원을 표적하도록 설계된 개인맞춤형 mRNA 치료제가 대규모 3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낸 첫 사례로 기록됐다.
mRNA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실제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해 가는 가운데, 대웅제약은 mRNA의 새로운 적용 분야로 떠오르는 역노화 치료제 개발에 나서며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역노화 치료제 시장은 2035년 약 93억달러(약 14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알토스랩스(Altos Labs),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Life Biosciences) 등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활발히 개발을 추진 중인 분야로, 대웅제약 역시 이번 특허 등록 결정을 계기로 글로벌 역노화 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이번 미국 특허 등록 결정은 대웅제약이 글로벌 mRNA 치료제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진전"이라며 "검증된 원천기술과 대웅제약의 우수한 R&D 역량을 결합해 전임상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입을 조속히 추진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역노화 신약 개발을 통해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증명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소개
대웅제약은 1945년 설립된 국내 대표 제약기업으로, 나보타(보툴리눔 톡신), 펙수클루(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엔블로(SGLT-2 억제제 당뇨병 치료제) 등 자체 개발 신약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mRNA 기반 세포 리프로그래밍과 역노화 치료제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자회사 한올바이오파마와 함께 관련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