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건강2026. 07. 15.

대웅제약, 생명연 '간 오가노이드' 원천기술 도입… 신약 독성평가 국제표준 정조준

by 이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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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아 | 기자 작성일 2026년 07월 15일

대웅제약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과 손을 잡고 신약 개발의 판도를 바꿀 핵심 기술을 확보했습니다. 대웅제약(대표 박성수·이창재)은 생명연(원장 권석윤)과 ‘간(Liver) 오가노이드 제작 및 약물평가 기술’ 도입을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고 15일 밝혔습니다. 간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 등을 배양해 사람의 간 기능을 재현한 미니 장기로, 흔히 ‘미니 간’으로 불립니다.

마곡연구소에서 체결된 산·연 협력

대웅제약 마곡연구소에서 열린 기술이전 계약 체결식에는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와 권석윤 생명연 원장을 비롯한 양측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이번 계약으로 대웅제약은 생명연 손명진 박사팀이 개발한 ‘3차원 인간 간 오가노이드 제작 및 독성 평가 플랫폼’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게 됐습니다.

이번에 확보한 기술은 높은 완성도와 풍부한 실증 데이터를 갖춘 선도적인 간 오가노이드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대웅제약은 이 플랫폼을 활용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중심으로 동물실험을 줄이고 대체시험법 활용을 확대하는 글로벌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2차원 간세포의 한계, 3차원 오가노이드가 넘다

기존 제약업계에서는 신약 후보물질 평가에 주로 2차원 간세포를 활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2차원 세포는 실제 체내 장기와 구조적 차이가 커서 약물 독성을 정확히 예측하는 데 한계가 뚜렷했습니다. 평면 배양된 세포는 실제 인체 장기가 지닌 입체적 구조와 세포 간 상호작용을 온전히 재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생명연이 개발한 3차원 간 오가노이드는 인간의 간 조직은 물론, 담즙산 배출 구조인 ‘간내 담관’까지 정밀하게 모사합니다. 덕분에 그동안 동물실험으로도 확인하기 어려웠던 임상 전 단계의 간 독성 평가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이 플랫폼은 장기 연속 증식과 동결·해동 과정을 거친 뒤에도 기능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이는 오가노이드 분야의 최대 난제로 꼽혀 온 ‘대량생산’ 문제까지 해결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기술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세계 최초로 국제표준 프로젝트에 채택

해당 기술의 위상은 국제 무대에서도 확인됩니다. 생명연의 간 오가노이드 기술은 세계 최초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시험가이드라인 프로젝트(DRP)와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표준 신규 프로젝트에 나란히 채택됐습니다. 현재 국제 전문가 검토가 진행 중이며, 관련 절차를 거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시험 기준으로 제정될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앞서 OECD는 2024년 대한민국이 제안한 간 오가노이드 기반 간독성 평가방법을 신규 개발 프로젝트로 채택한 바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8년까지 OECD 국제공인 시험법 등재를 목표로 ‘동물대체시험 실용화를 위한 표준화 연구’ 사업을 추진하는 등, 오가노이드 기반 독성시험법을 국제 표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물실험 대체 흐름과 맞물린 전략적 선택

대웅제약의 이번 기술 도입은 글로벌 신약 개발 환경의 거대한 변화와 맞닿아 있습니다. FDA는 임상시험계획(IND) 단계부터 신접근법(NAMs) 기반 데이터를 수용하겠다고 밝히며, 동물실험 없이도 신약 심사가 가능하도록 관련 지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오가노이드는 인체 장기를 높은 수준으로 모사해 동물모델의 한계인 종(種) 간 차이를 극복할 수 있어, 이러한 대체시험 흐름의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웅제약은 이번 기술 도입을 통해 비임상 평가 체계를 국제표준 수준 이상으로 고도화하고, 글로벌 신약 개발 경쟁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입니다. 신약 후보물질의 간 독성을 비임상 단계에서 정밀하게 사전 스크리닝함으로써 신약 연구개발(R&D) 성공률을 높이는 동시에, 개발 비용과 기간을 절감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실질적 성과로 이어가겠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신약 개발의 속도와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후보물질을 보다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는 연구 플랫폼이 필수적”이라며 “생명연과의 굳건한 협력을 바탕으로 간 오가노이드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신약 개발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권석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은 “생명연이 축적해 온 3차원 장기모사체 원천기술이 대웅제약의 신약 개발 역량과 만나 산업 현장에서 빛을 발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계약이 공공 연구기관의 기초 연구가 산업계 신약 개발에 기여하는 산·연 협력의 모범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업 소개

대웅제약은 1945년 설립된 국내 대표 제약기업으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국산 34호 신약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국산 36호 신약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 등 자체 개발 신약을 잇달아 배출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오가노이드와 같은 첨단 연구 플랫폼을 적극 도입해 신약 개발의 정밀도와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국내 생명공학 분야를 대표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오가노이드를 비롯한 3차원 장기모사체 원천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 역량을 축적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