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건강2026. 07. 02.

대웅제약 엔블로, 3.8조 규모 중동·아프리카 당뇨병 시장 진출… 1452억 최대 계약

by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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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준 | 기자 작성일 2026년 07월 02일

대웅제약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 중동·아프리카 8개국 진출

대웅제약의 당뇨병 신약 엔블로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아프리카 8개국 시장에 진출한다.

대웅제약의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아프리카(MENA) 주요 8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합니다. 국산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신약이 이 지역에 발을 들이는 첫 사례로, 국내 제약 산업의 글로벌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큽니다.

대웅제약(대표 박성수·이창재)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아프리카 주요 8개국을 대상으로 한 엔블로 수출 공급 계약을 아시노(Acino Pharma AG)와 체결했다고 7월 2일 밝혔습니다. 총 계약 규모는 마일스톤(Milestone)을 포함해 한화 약 1452억원에 이릅니다. 이는 엔블로의 글로벌 사업화 이후 성사된 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입니다.

2027년 상반기부터 8개국 순차 출시

대웅제약은 이번 계약을 기점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올해 안에 품목 허가를 획득하고, 2027년 상반기부터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중동·아프리카 8개국에서 순차적으로 품목 허가를 받아 제품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진출 대상 8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이라크, 이집트입니다.

이번 계약은 SGLT-2 억제제 계열의 국산 당뇨병 신약이 중동·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하는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큽니다.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이 주로 아시아·중남미 시장을 겨냥해 온 것과 달리, 세계적으로 당뇨병 유병률이 가장 높은 거대 시장에 국산 신약이 직접 도전장을 낸 것입니다.

성인 6명 중 1명이 당뇨병… 유병률 세계 최고 시장

대웅제약이 MENA 지역을 전략적 요충지로 낙점한 배경에는 이 지역의 독보적인 시장성이 자리합니다. 국제당뇨병연맹(IDF)에 따르면 현재 MENA 지역은 성인 6명 가운데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을 만큼 세계에서 유병률이 가장 높은 시장입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의 집계를 보면, 데이터 확보가 가능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이집트 4개국의 지난해 당뇨병 치료제 전체 시장 규모만 3조7946억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카타르, 오만, 바레인, 이라크까지 더하면 엔블로가 실제로 공략할 시장 규모는 이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MENA 지역은 급속한 도시화와 식습관 변화, 비만 인구 증가 등이 맞물리며 대사질환 부담이 빠르게 늘고 있는 곳입니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가 만성질환 관리 정책과 의약품 접근성 확대에 힘을 쏟고 있어, 혁신 신약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파트너사 아시노, ADQ 국부펀드 기반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이번 계약의 파트너사인 아시노는 아랍에미리트의 주요 국부펀드 ADQ(Abu Dhabi Developmental Holding Company)가 설립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아르세라(Arcera Life Sciences) 그룹의 계열사입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강력한 영업·유통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심혈관·대사질환 분야를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어 엔블로의 시장 안착에 유리한 파트너로 평가됩니다.

아시노는 위장관, 심혈관, 통증 완화 등 20개 이상의 치료 영역에서 다양한 제형의 의약품을 공급해 온 기업으로, 자체 영업 조직과 유통 파트너십을 통해 90개국이 넘는 지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모기업인 아르세라는 ADQ가 아부다비를 거점으로 글로벌 생명과학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목표 아래 설립한 회사로, 아랍에미리트를 과학기술 분야의 선도 국가로 도약시키려는 국가 전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은 엔블로가 현지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데 든든한 기반이 될 전망입니다.

30분의 1 저용량으로 입증한 혈당 강하 효과

엔블로는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SGLT-2 억제제 계열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입니다.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억제하고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시켜 혈당을 낮추는 기전을 갖춘 국산 신약으로, 2023년 국산 36호 신약으로 허가받으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SGLT-2 억제제 계열은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와 안전성에 더해 신장질환·심부전 영역에서도 치료적 이점이 부각되고 있어, MENA 지역에서도 높은 경쟁력이 기대됩니다.

엔블로의 가장 큰 특징은 저용량 설계입니다. SGLT-2 수송체에 대한 높은 선택성을 바탕으로, 기존 글로벌 빅파마의 SGLT-2 억제제 대비 약 30분의 1 수준인 0.3mg의 저용량만으로도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혈당 강하 효과를 입증했습니다. 체중 감소와 혈압 개선 등 대사질환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측면에서도 뛰어난 강점을 보였습니다.

신기능 저하 환자군에서도 우수한 효능 확인

일반적으로 SGLT-2 억제제는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서 약효가 감소하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엔블로는 당뇨병을 동반한 신기능 저하 환자군에서 요당·크레아티닌 비율(UGCR), 지방간 지표, 인슐린 저항성 지표(HOMA-IR)가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또한 알부민뇨와 심장 부담 지표(NT-proBNP)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됐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엔블로가 단순한 혈당 조절을 넘어, 초기 단계부터 심장과 신장을 보호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특히 환자의 30~40%가 신장 합병증을 동반하는 MENA 지역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혈당 조절을 넘어 신장·심장 보호 잠재력을 갖춘 엔블로의 임상 데이터는 현지 시장 공략의 핵심 차별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웅제약은 SGLT-2 억제제 간 직접 비교 임상인 ‘ENVELOP’ 연구도 진행하며 근거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국내 다수 기관이 참여하는 이 대규모 다기관·전향적 임상시험은 엔블로가 심혈관 질환 예방과 신장 기능 개선에 미치는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국산 신약의 임상적 가치를 뒷받침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육성”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이번 계약은 엔블로의 글로벌 수출 사례 중 최대 규모이자, 국산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신약으로서 최초로 중동·아프리카에 진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심혈관·대사질환 분야에서 검증된 사업 역량과 영업력을 보유한 파트너사 아시노와 협력해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엔블로의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업 소개

대웅제약은 1945년 설립 이래 국내 대표 제약기업으로 성장해 온 회사로, 우루사, 나보타(보툴리눔 톡신), 펙수클루(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엔블로 등 다양한 자체 개발 신약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산 신약의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번 엔블로의 중동·아프리카 진출은 이러한 글로벌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는 성과로 평가됩니다. 회사는 앞으로도 혁신 신약 개발과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이어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