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2026. 09. 08.

암호화폐 백만장자 13만5694명… 비트코인 급락에도 자산가층은 견고

by 임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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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호 | 기자 작성일 2026년 09월 08일

헨리 앤드 파트너스 크립토 웰스 리포트 2026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 규모

현재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 규모는 2조6000억달러로, 이 가운데 비트코인이 1조6000억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출처: Henley & Partners Group)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서 크게 물러섰음에도 암호화폐로 축적된 부(富)의 규모는 오히려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거주권·시민권 자문 전문기업 Henley & Partners가 발표한 ‘Crypto Wealth Report 2026’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00만달러 이상의 디지털 자산을 보유한 ‘암호화폐 백만장자’는 13만5694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비트코인 백만장자는 9만2272명으로 집계됐다.

가격 조정과 자산 보유층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이번 보고서의 핵심이다. 시세는 후퇴했지만 디지털 자산을 손에 쥔 사람의 수는 줄어들지 않았고, 오히려 저변은 넓어졌다.

시장 규모 2조6000억달러, 비트코인이 1조6000억달러

현재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 규모는 2조6000억달러로, 이 가운데 비트코인이 1조6000억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26년 8월 31일 기준 집계다.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2025년 10월 기록한 고점보다 약 38%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연중 한때 고점 대비 하락 폭이 50%를 넘어섰던 침체기와 비교하면 상당 부분 회복한 상태다.

역대 크립토 겨울과 비교하면 완만한 조정

이번 하락장은 비트코인이 겪은 주요 ‘크립토 겨울(crypto winter)’ 가운데 비교적 완만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2011년과 2013년, 2017년, 2021년 고점 이후에는 각각 가격이 75% 이상 폭락한 바 있다. 과거 네 차례의 대형 조정 국면에서 시장이 겪었던 충격의 강도를 생각하면, 이번 38% 수준의 후퇴는 시장 구조가 이전보다 두터워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기관 자금과 상장지수상품(ETP)을 통한 간접 보유가 늘어나면서 가격 변동에 대한 매도 압력이 과거만큼 급격하게 확산되지 않는다는 해석도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다만 보고서는 이번 조정의 성격을 단정하기보다, 자산 보유층 자체가 시세와 다른 궤적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에 무게를 실었다.

암호화폐 자산가 피라미드: 센티밀리어네어 290명, 억만장자 23명

암호화폐 자산가 계층의 상위권을 보면 1억달러 이상의 암호화폐를 보유한 ‘센티밀리어네어(centi-millionaire)’는 29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비트코인만으로 1억달러 이상을 보유한 사람은 151명이다. 최상위 계층인 암호화폐 억만장자는 23명으로, 이 가운데 9명은 비트코인 억만장자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구조다.

구분전체 암호화폐이 가운데 비트코인
백만장자(100만달러 이상)13만5694명9만2272명
센티밀리어네어(1억달러 이상)290명151명
억만장자23명9명

비트코인이 전체 자산가 계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백만장자 기준 약 3분의 2에 이른다.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비트코인 편중도가 다소 낮아지는 흐름도 함께 확인된다.

시장 침체 속에서도 확대되는 디지털 자산 보유층

현재 전 세계에서 규모와 관계없이 디지털 자산을 보유한 사람은 약 7억4200만 명이며, 이 가운데 3억7100만 명이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디지털 자산 보유층은 지속적으로 확대됐음을 보여준다.

디지털 자산 보유는 연령대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현재의 젊은 세대는 특정 국가에 한 번도 종속된 적이 없는 자산을 통해 상당한 규모의 부를 축적한 최초의 세대다. 부동산이나 가족기업처럼 국경 안에 고정된 자산으로 부를 일군 앞선 세대와는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는 의미다.

“암호화폐에는 국경이 없지만 소유자에게는 국경이 있다”

Henley & Partners의 프라이빗 클라이언트 부문 글로벌 총괄인 도미닉 볼렉(Dominic Volek)은 디지털 자산의 높은 이동성이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거주권과 시민권 설계의 중요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암호화폐에는 국경이 없을 수 있지만 이를 소유한 가족들에게는 국경이 존재한다”며 “이들은 여전히 특정 국가에서 생활하고 세금을 납부하며 자녀를 교육하고 각국의 법률 및 규제 체계 안에서 활동한다”고 말했다. 이어 “암호화폐는 기존의 공식을 바꾸고 있다. 자산 자체는 더 이상 특정 관할권을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지만, 자산 소유자는 여전히 관할권을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Henley & Partners 스위스의 매니징 파트너인 귄터 도브라우츠-살다페나 박사(Dr. Guenther Dobrauz-Saldapenna)는 디지털 자산이 부와 지리적 위치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통적인 자산은 국경을 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중개기관을 거쳐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이동할 수 없기도 하다”며 “반면 개인이 직접 보관하는 디지털 자산(self-custodied digital asset)은 소유자와 함께 거의 즉각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개인이 어느 국가에 거주하고 어떤 시민권과 규제 환경을 선택하는지가 훨씬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자산이 지갑 하나로 국경을 넘는 시대에, 정작 관할권을 선택하는 주체는 자산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이 보고서가 던지는 문제의식이다.

축적에서 보존으로, 젊은 자산가의 우선순위 변화

Aird & Berlis의 국제조세그룹 총괄인 잭 번스타인(Jack Bernstein)은 이 젊은 세대의 우선순위 역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암호화폐를 통해 부를 일군 1세대는 전통적인 가족기업이 직면했던 것과는 매우 다른 과제를 안고 있다”며 “많은 젊은 기업가들에게 이제 관심의 초점은 부를 축적하는 것에서 이를 보존하는 것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속과 승계, 조세 관할권 선택, 자산의 수탁 구조 설계 같은 전통적인 프라이빗 뱅킹의 과제가 암호화폐 자산가 계층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다만 자산의 물리적 이동성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해법의 형태는 달라진다.

수익 창출 방식으로 옮겨간 자산관리의 질문

보고서는 새로운 인프라가 무엇을 변화시켰으며, 또 무엇을 변화시키지 못했는지도 분석했다. CoinShares의 공동창업자 겸 사장·최고경영자(CEO)인 장마리 모네티(Jean-Marie Mognetti)는 “자산관리자들에게 중요한 질문은 이제 단순히 어떤 토큰을 매수해야 하는지, 또는 고객이 디지털 자산에 얼마나 투자해야 하는지가 아니다”라며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배분된 자산이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 보유에서 스테이킹·대출·토큰화 상품 등으로 수익 구조가 다변화되면서, 자산배분 자체보다 배분 이후의 운용 설계가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진단이다.

스테이블코인이 바꾸는 국경 간 자금 이동

스테이블코인 역시 디지털 자산이 글로벌 금융 중심지 사이를 이동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금융기술 및 인공지능(AI) 분야의 독립 연구자인 구니트 카우르 박사(Dr. Guneet Kaur)는 “이제 달러 유동성은 미국의 환거래은행(correspondent bank)을 전혀 거치지 않고도 두바이의 수탁기관과 싱가포르의 패밀리 오피스, 유럽의 은행 계좌 사이를 며칠이 아닌 단 몇 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각국 규제 당국도 이 흐름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싱가포르통화청(MAS)은 여러 관할권에 걸쳐 공동 발행되는 국경 간 스테이블코인을 자국 규제 체계에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관련 공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수탁 인프라의 일부로 자리 잡을수록 자산가들이 어느 관할권에 자금을 두느냐의 선택은 더 세밀해질 수밖에 없다.

헨리 크립토 도입 지수 2026, 싱가포르 4년 연속 1위

‘Crypto Wealth Report’의 일환으로 매년 업데이트되는 Henley & Partners의 자체 평가 도구인 Henley Crypto Adoption Index 2026은 거주권 및 시민권 취득 경로를 제공하는 36개국을 대상으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수용하고 규제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900개 이상의 데이터 포인트를 바탕으로 국제적으로 이동성이 높은 디지털 자산 투자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각국의 규제와 조세, 인프라, 혁신 및 암호화폐 도입 환경을 비교해 보여준다.

상위 5개국

싱가포르는 4년 연속 이 지수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혁신 및 기술(Innovation and Technology) 부문에서도 전체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싱가포르는 지급서비스법(PSA)을 축으로 한 라이선스 체계를 일찍 정비하고 역외 서비스 사업자까지 규율 범위를 넓히면서 아시아 디지털자산 허브의 지위를 굳혀 왔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해 5위에서 올해 2위로 상승했다. 조세 친화성(Tax-Friendliness) 부문에서 10점 만점을 받았으며 암호화폐 거래와 스테이킹, 채굴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홍콩은 3위에 올랐으며 인프라 도입(Infrastructure Adoption)과 경제적 요인(Economic Factors) 부문에서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미국은 4위로, 대중적 도입(Public Adoption) 부문에서 유일하게 10점 만점을 기록했다.

스위스는 혁신 및 기술과 경제적 요인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5위에 올라 상위 5개국을 완성했다.

6~10위와 신규 진입국

몰타는 6위를 차지했으며 규제 환경(Regulatory Environment) 부문에서 전체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이어 태국, 영국, 사이프러스, 그리고 바하마가 차례로 7~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새롭게 지수에 포함된 국가 및 지역으로는 바하마(10위), 케이맨제도(12위), 바레인(13위), 아르헨티나(26위), 몰디브(31위), 파라과이(35위) 등이 있다.

바레인 지속가능개발부 장관이자 바레인 경제개발위원회(Bahrain Economic Development Board) 최고경영자인 누르 빈트 알리 알쿨라이프(H.E. Noor bint Ali Alkhulaif)는 “바레인이 처음으로 지수에 진입하면서 높은 순위를 기록한 것은 국제 투자자들을 위한 투자처로서 바레인이 구축해 온 전반적인 위상을 반영한다”며 “동시에 매우 경쟁력 있는 조세 환경과 기업 친화적인 기반 여건을 함께 갖춘 국가들이 투자자들에게 높은 매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 주는 시사점

한국 역시 가격 조정과 이용자 저변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는 구도를 겪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과 금융감독원의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보유 총액은 2025년 1월 말 125조7533억원에서 2026년 6월 말 56조9606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활동 이용자 비율은 2026년 6월 말 기준 19.5%로 집계됐다.

보유 자산 평가액과 실제 거래 활동은 시세에 따라 크게 출렁이지만, 실명계좌를 통해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이용자 기반 자체는 쉽게 되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보고서가 짚은 ‘시세와 보유층의 탈동조화’ 현상은 국내에서도 유사하게 관찰된다. 금융위원회가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에 따라 비영리법인과 가상자산거래소에 매도 전용 실명계좌 발급을 허용하는 등 제도권 편입 절차를 단계적으로 밟고 있는 점도 시장 구조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자세한 사항은 Henley & Partners 공식 웹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업 소개

헨리 앤드 파트너스(Henley & Partners)는 투자를 통한 거주권 및 시민권 취득을 전문으로 하는 글로벌 리더 기업이다. 매년 수많은 고액 자산가와 그 자문인이 이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과 경험을 얻기 위해 헨리 앤드 파트너스를 이용한다. 전 세계 40여 개에 지부에서 높은 수준의 자격을 갖춘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투자를 통한 거주권 및 시민권 취득은 1990년대 헨리 앤드 파트너스가 만들어낸 개념이다. 세계화가 확대되면서 거주권과 시민권을 주요 관심사로 인식하는 투자자, 국제적으로 이동이 잦은 기업가가 늘어나고 있으며, 헨리 앤드 파트너스에서는 이와 같은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또 헨리 앤드 파트너스는 120억달러 이상의 해외 직접 투자를 유치해 온 세계 최고의 투자 이민 정부 자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여러 정부의 신뢰를 받으며 전략 컨설팅은 물론이고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거주권 및 시민권 프로그램의 설계, 설정, 운영에도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