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우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25일
중국 자본시장에서 자금의 무게중심이 채권으로 기울고 있다. 부동산 침체와 주식시장 변동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이자 수익과 상환 가능성이 보이는 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그 자금이 집결하는 창구가 홍콩 채권시장이다.
중국 재정부, 홍콩서 155억위안 위안화 국채 발행
중국 재정부는 지난 22일 홍콩 특별행정구에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총 155억위안(약 3조3630억원) 규모의 위안화 국채를 발행했다. 2년물 50억위안, 3년물 50억위안, 5년물 45억위안, 15년물 10억위안으로 구성됐으며, 2년물 발행금리는 1.32%, 15년물은 2.08%로 결정됐다. 전체 청약배수는 4.6배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10월 이후 홍콩에서 나온 단일 위안화 국채 가운데 최대 규모다. 앞서 중국 재정부는 지난 2월에도 홍콩에서 140억위안(3조338억원) 규모의 위안화 국채를 발행한 바 있어, 두 달 만에 발행 규모를 더 키운 셈이다.
부동산·주식 대안 찾는 중국 자금
낮은 금리에도 청약이 몰린 배경에는 중국 내 자산시장에 대한 불안이 있다. 한때 핵심 투자처였던 부동산은 헝다(에버그란데),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에 이어 우량 개발사로 꼽히던 완커까지 유동성 압박에 노출되면서 안전지대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
주식시장도 당국의 부양책이 나올 때마다 반등하지만 소비 회복과 기업 실적이 뒤따르지 않아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한다. 성장 기업을 고르는 부담이 커진 투자자들은 이제 이자 수익과 상환 가능성이 보이는 채권을 선호하게 됐다.
홍콩 우량 회사채도 활기…연초 이후 최대 발행
채권 수요는 위안화 국채에만 머물지 않았다. 홍콩 지하철 운영사 MTR은 최근 189억홍콩달러(약 3조5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고, 캐세이퍼시픽도 지난 22일 3년 만기 홍콩달러 채권으로 20억홍콩달러(약 3783억원)를 조달했다.
LSEG 집계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 올해 홍콩달러 채권 발행액은 1157억홍콩달러(약 25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늘며 연초 이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발행액도 3606억홍콩달러(약 78조2000억원)로 전년 대비 약 17%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였다.
다만 자금 흐름은 아직 중국 정부채와 홍콩 우량 회사채에 집중돼 있어, 시장이 위험을 적극적으로 떠안기보다 방어적으로 머물 곳을 고르는 흐름에 가깝다. 그럼에도 홍콩이 중국 본토와 글로벌 자본시장 사이에서 여전히 유효한 접점이라는 점은 재확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