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준 | 기자 2026년 04월 03일

독감 고열에도 출근을 강행하다 사망한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 A씨를 추모하는 49재 집회가 열린다.
독감으로 인한 고열에 시달리면서도 제때 쉬지 못하고 출근을 이어가다 사망한 경기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 A씨를 추모하는 집회가 3일 열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인근에서 A씨를 추모하는 49재 추모 집회를 개최한다.
전교조는 "24세의 청년 유치원 교사는 고열의 독감에도 수업과 행사를 감당해야 했고 병가를 쓰겠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며 "법적 제도가 보장한 최소한의 휴식권이 있음에도 현장에서는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49재 집회는 아파도 버텨야 한다는 압박, 병가를 쓰면 동료에게 부담을 준다는 죄책감 등을 끊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전교조 조사에 따르면 부천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근무하던 교사 A씨는 지난 1월 19일부터 24일까지 발표회 리허설 준비를 위해 고강도의 육체노동을 이어갔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준비까지 맡게 돼 토요일인 24일 휴무마저 반납하고 출근했다. 이날 자정부터 고열을 동반한 독감 증세가 시작됐다.
A씨는 25일 하루를 쉬고 26일 정상 출근했다. 퇴근 후 병원을 찾았으나 진료 시간이 끝나 치료받지 못했다. 27일 저녁 다시 병원을 찾은 A씨는 B형 독감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당시 체온은 38.3도까지 올랐다.
고인은 원장에게 "몸 관리 좀 더 신경 썼어야 했는데 죄송하다. 내일 마스크 쓰고 출근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A씨는 이후로도 근무를 이어갔고 같은 달 30일에도 출근했으나 체온이 39.8도까지 치솟으며 상태가 악화하자 낮 12시 30분께 조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인수인계를 이유로 오후 2시가 다 돼서야 조퇴한 뒤 병원을 찾았다.
A씨는 다음 날 새벽 응급실로 이송됐고 의식불명에 빠진 채 2주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달 14일 끝내 숨졌다.
교원단체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유치원 교사의 휴식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조사가 필요하고 유치원 교원 근무환경 전반에 대한 국가 차원의 실태조사·특별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교원조합은 "감염병 상황에서 교사가 실질적으로 병가를 사용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