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2026. 04. 04.

광고 기재사항 한 줄 누락에도 분양계약 해제 인정...대법원 판결

by 한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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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슬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04일

분양계약 해제 판례

광고 기재사항 누락으로 분양계약 해제가 인정된 대법원 판결 (사진=나노바나나)

분양계약서에 '건축물분양법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면, 시정명령의 경중에 관계없이 해제가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구의 오피스텔 수분양자들은 분양사업자가 건축물분양법상 시정명령을 받자 이를 이유로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계약서에는 매도인이 건축물분양법 제9조에 따른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 매수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시정명령의 내용은 분양광고에 지구단위계획 수립 여부를 빠뜨린 것으로, 분양 목적물 자체의 하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1심과 2심은 수분양자의 청구를 기각했다. 시정명령을 받았다는 형식적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위반사항이 계약 목적 달성을 어렵게 할 만큼 중대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2025년 12월 24일 선고 2025다215248 판결에서 두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첫째, 약정해제권의 발생요건은 계약에서 정한 내용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약정해제는 법정해제와 달리 채무불이행의 중대성이 요구되지 않는다. 해제조항이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라고 명확히 표현돼 있는 이상, 시정명령의 경중까지 따질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둘째, 이 해제조항이 건축물분양법 시행령이 분양계약서에 반드시 포함하도록 요구하는 사항을 반영한 것이므로 일반적인 채무불이행 해제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이 판결은 분양시장 양측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분양사업자로서는 경미한 행정 위반이라도 안이하게 넘길 수 없게 됐다. 광고 하나, 계약서 기재사항 하나로 전체 수분양자가 계약 해제를 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판결로 확인됐다. 수분양자로서는 계약서에 적힌 해제조항의 실효성이 강화됐다.

결국 이 판결이 전하는 메시지는 간명하다. 계약서에 써 있는 대로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