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테크2026. 09. 02.

Anaqua 보고서 "5년간 AI 반도체 특허 114% 급증"… 칩 혁신 판도 바꾼다

by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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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현 | 기자 작성일 2026년 09월 02일

AI 반도체 특허 출원 급증세를 분석한 Anaqua 보고서

AI는 이제 단순히 반도체 혁신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을 넘어 기술 스택 전반에서 혁신의 방향을 규정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미지 출처: Anaqua)

혁신 및 지식재산권(IP) 관리 기술·서비스 분야의 선도기업 Anaqua가 앞서 발간한 '2026 반도체 산업 특허 보고서: AI 및 혁신 동향(2026 Semiconductor Industry Patent Report: AI & Innovation Trends)'의 주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특허 활동을 정밀하게 들여다본 이번 보고서는, 인공지능(AI) 수요가 단순한 경기 순환을 넘어 반도체 산업 전반의 구조를 다시 짜고 있다는 사실을 데이터로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5년간 AI 반도체 특허 114% 증가… 전체 증가율 크게 웃돌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체 반도체 관련 특허 출원은 78%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AI와 반도체 기술이 결합된 분야의 특허는 114% 늘어나, 전체 평균보다 약 40% 더 빠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AI가 반도체 산업의 한쪽 귀퉁이에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R&D) 투자와 특허 출원의 방향 자체를 결정하는 핵심 동력으로 올라섰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AI의 영향력은 특정 영역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칩 아키텍처를 비롯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추론 프로세서, 그리고 하이퍼스케일러를 위한 맞춤형 가속기에 이르기까지 기술 스택 전반에서 그 흔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AI는 더 이상 반도체 혁신에 영향을 주는 여러 변수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혁신이 나아갈 방향을 규정하는 중심축으로 자리 잡은 셈입니다.

Anaqua의 최고제품책임자(CPO) 토니 님(Toni Njim)은 "반도체는 기술 산업의 토대이며, 반도체 기술의 발전은 완전히 새로운 혁신 분야를 열어준다"며 "우리는 AI가 이러한 기반 기술의 발전을 어느 정도까지 이끌고 있는지를 정확히 측정하고자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그 답은 분명하다. AI는 더 이상 반도체 혁신에 단순히 영향을 미치는 데 그치지 않고 혁신 자체를 규정하고 있으며, 그 영향력의 규모는 놀라울 정도"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분석은 Anaqua의 특허 분석 플랫폼 'AcclaimIP'를 활용해 70만 건 이상의 반도체 특허 출원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AI가 칩 혁신의 거의 모든 영역에 스며들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기업별 특허 지형도… AI가 새로 그린 판세

보고서는 주요 기업과 국가별로 특허 활동을 세밀하게 분석해, AI 시대의 반도체 경쟁 구도를 입체적으로 드러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시장 지배력과 특허 규모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NVIDIA, 시장 지배력과 다른 특허 규모… 경쟁우위의 원천은 소프트웨어

AI 가속기 시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NVIDIA는 정작 특허 규모에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존재감을 보였습니다. 명칭에 GPU가 포함된 반도체 특허는 49건으로 7위에 그쳤고, 추론 칩 분야에서는 15위에 머물렀습니다. 보고서는 NVIDIA의 지속적인 경쟁우위가 하드웨어 자체보다는 2006년 선보인 CUDA(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개발자 생태계와 소프트웨어 스택이라는 '해자'가 하드웨어 특허 숫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경쟁력의 실체라는 것입니다.

IBM, 난도 높은 첨단 분야를 주도

IBM은 AI와 반도체가 교차하는 분야의 특허 출원에서 794건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아날로그 AI 분야에서도 389건으로 선두에 올랐습니다. IBM의 특허 포트폴리오는 양자컴퓨팅, 뉴로모픽 칩, 그리고 신경망 가중치를 칩에 직접 저장하는 상변화 메모리(phase-change memory) 등 기술적 난도가 가장 높은 첨단 영역에 집중돼 있습니다. 특히 상변화 메모리 기술은 약 14배 향상된 에너지 효율성을 구현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IBM의 Spyre 가속기를 통해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Qualcomm, 모바일에서 데이터센터로 빠른 확장

그동안 온디바이스 및 엣지 AI 분야에 주력해 온 Qualcomm은 최근 데이터센터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습니다. Qualcomm은 추론 분야에서 655건의 특허 출원으로 9위에 올랐는데, 5년 전에는 이 분야에서 등록된 특허가 한 건도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세가 두드러집니다. AI 아키텍처 분야에서는 특허 출원이 252건으로 186% 증가하며 보고서 전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GPU 분야에서도 134건으로 4위까지 올라섰습니다. Qualcomm의 아날로그 AI 관련 기술은 뉴로모픽 모바일 회로에서부터 새로운 AI200·AI250 데이터센터용 추론 가속기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분포합니다. AI200과 AI250은 전력 효율성과 메모리 용량을 경쟁 제품과 차별화하는 핵심 요소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Samsung, 메모리 강점 기반으로 AI 하드웨어 리더십 확대

Samsung은 AI 아키텍처 분야에서 1194건의 특허 출원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도 107건으로 선두에 올랐습니다. 추론 및 아날로그 AI 분야에서는 모두 2위를 기록했습니다. 관련 기술은 신경망처리장치(NPU), 프로세싱인메모리(PIM), Exynos 시스템온칩(SoC) 제품군 등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있습니다. 보고서는 이를 메모리 제조업체가 기존의 강점을 발판 삼아 엔드투엔드 AI 칩 경쟁력을 구축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했습니다.

중국, 추론 특허 압도적 우위… GPU에서도 부상

중국 정부와 연계된 기관들은 지난 5년간 추론 및 가속기 분야에서 5387건의 특허를 출원해, Samsung의 1897건을 크게 앞섰습니다. 관련 특허는 대학과 국가연구소, 국책 연구기관 등에 폭넓게 분포돼 있으며, 이들 기관은 GPU 특허 출원에서도 3위를 기록했습니다. Moore Threads와 Muxi 같은 스타트업도 새롭게 부상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이러한 흐름을 미국의 수출 규제에 대응해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자립 전략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Intel, AI 시대 대비한 전략적 입지 구축

Intel은 GPU 반도체 분야에서 188건의 특허 출원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AI와 집적회로(IC) 아키텍처가 결합된 분야에서는 967건으로 2위를 기록했고, HBM 관련 특허는 23건으로 3위에 올랐습니다. AI와 아날로그 IC가 융합된 분야의 등록 특허는 225건으로 5위, 추론용 반도체 특허에서는 792건으로 8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이퍼스케일러, 반도체 설계 기업으로 변모

Alphabet/Google의 텐서처리장치(TPU)와 Microsoft의 Maia 가속기 관련 특허는 AI와 반도체가 결합되는 거의 모든 특허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클라우드 대기업들이 기성 반도체를 사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맞춤형 칩을 직접 설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AI 하드웨어의 주도권을 누가 확보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수직계열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AI 슈퍼사이클과 맞물린 특허 경쟁

Anaqua 보고서가 포착한 특허 경쟁의 가속화는, 시장 전체가 마주한 성장세와도 궤를 같이합니다. 업계에서는 2026년 글로벌 반도체 산업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이는 20년 이상 만에 가장 빠른 성장세로 평가됩니다. 특히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시장은 25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되고, 데이터센터에 특화된 AI 가속기의 비중은 2030년경 데이터센터향 반도체 시장의 약 절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메모리 영역에서도 변화의 폭이 큽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2026년 HBM 시장 규모를 546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했으며, 2030년에는 246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AI 학습을 넘어 추론(inference) 수요가 본격화되면서, HBM을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와 맞춤형 가속기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Samsung이 AI 아키텍처와 HBM 특허에서 나란히 선두를 지키고, 중국이 추론 분야 특허를 대거 출원하는 흐름은 이러한 시장 재편과 정확히 맞물려 있습니다.

71만여 건의 특허를 들여다본 분석 방법론

Anaqua의 '반도체 산업 특허 보고서(Semiconductor Industry Patent Report)'는 최근 5년간 출원된 총 71만3755건의 반도체 관련 특허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이 가운데 최근 12개월 동안 출원된 특허만 17만4000건이 넘습니다.

보고서는 2026년 5월부터 6월까지 Anaqua의 특허 분석 플랫폼 'AcclaimIP'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모든 검색과 분석은 AcclaimIP의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odel Context Protocol·MCP) 커넥터를 통해 수행됐으며, 이를 통해 전체 특허 데이터베이스에 프로그래밍 방식으로 직접 접근해 분석이 이뤄졌습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자동화된 방식으로 다루는 이 접근법은, 특허 분석 자체에도 AI 시대의 방법론이 스며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보고서 전문은 Anaqua 웹사이트(https://go.anaqua.com/2026-semiconductor-patent-report)에서 무료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업 소개

Anaqua는 기업과 로펌을 대상으로 통합 지식재산권(IP) 관리 기술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도기업입니다. Anaqua의 IP 관리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모범 사례에 기반한 워크플로와 빅데이터 분석, 기술 기반 서비스를 결합해 IP 전략 수립과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IP 관련 업무를 간소화하는 지능형 환경을 제공합니다. 또한 각 고객군의 요구에 맞춰 기업과 기관이 사업을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권리와 역량을 보호하도록 돕습니다.

현재 미국 내 특허 출원 상위 100대 기업과 글로벌 브랜드 가운데 약 절반이 Anaqua의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Anaqua를 도입하는 로펌 수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200만 명 이상의 IP 담당 임원과 변호사, 법률보조원, 관리자 및 혁신 담당자들이 IP 관리 업무에 Anaqua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Anaqua의 글로벌 사업 본부는 미국 보스턴에 있으며, 미 전역을 비롯해 유럽, 아시아, 호주에 사무소를 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