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비즈니스2026. 03. 29.

항공업계, 고유가·고환율·노조 리스크 '3중고'…LCC 중심 구조적 위기 심화

by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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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 기자 작성일 2026년 03월 29일

항공업계 고유가 고환율 위기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 장기화로 국내 항공업계가 고유가·고환율·노조 리스크의 '3중고'에 직면해 있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 장기화로 국내 항공업계가 고유가·고환율·노조 리스크가 중첩된 '3중고'에 직면하며 팬데믹 이후 최대 위기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국제 유가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동시에 발생한 가운데 통상임금 소송 등 노동 리스크까지 확대되면서 항공사들의 비용 구조 전반이 흔들리는 양상이다.

29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평균 항공유 가격(20일 기준)은 배럴당 204.95달러를 기록해 전년 평균 대비 136.1% 급등했다. 항공사 전체 비용의 약 20~30%를 차지하는 연료비가 사실상 두 배 이상 증가한 셈으로, 수익성에 직격탄을 가하는 수준이다.

환율도 부담을 키우는 핵심 변수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서 중동 전쟁 이후 1500원 이상으로 상승하며 항공기 리스료·정비비·보험료 등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은 항공사 비용 구조를 압박하고 있다. 27일 서울외환시장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원 오른 1508.9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원 변동하면 550억원의 외화평가손실과 160억원의 현금 변동이 발생한다. 원화 가치가 10원 하락하면 710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생기는 셈으로, 연간 기준 3000억~5000억원대 추가 손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이중 부담 속에서 항공업계는 빠르게 긴축 경영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이미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고 비용 절감, 투자 축소, 노선 구조조정에 나섰다. 유류할증료 인상 등으로 일부 비용을 전가하고 있으나 상승분을 충분히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운항 축소도 본격화되고 있다. 진에어는 다음달 4일부터 30일까지 인천 출발 괌·필리핀 클라크·베트남 나트랑 노선과 부산에서 출발하는 필리핀 세부 노선 등 총 8개 노선, 왕복 45편을 운항하지 않는다. 에어부산은 괌·세부·다낭 등 국제선 일부 노선을 감편했고, 에어프레미아는 다음달 20일부터 5월 31일까지 인천~LA 노선 26편과 인천~호놀룰루 노선 6편을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이스타항공은 인천~푸꾸옥 노선을 전면 중단했으며, 제주항공 등도 추가 감편 여부를 검토 중이다. 주요 항공사 11곳 중 약 5곳이 실제 운항 축소에 들어갔다.

이 같은 흐름은 '비행기를 띄울수록 손해'라는 구조적 위기에서 비롯된다. 중동 영공 통제와 우회 항로 증가로 비행시간이 평균 2~3시간 늘어나면서 연료 소모와 운항 비용이 추가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는 유가 헤지 등 위험 관리 수단이 제한적이어서 충격이 더 크다.

여기에 노조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부담은 한층 가중되고 있다. 티웨이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은 비행수당의 통상임금 인정 여부를 둘러싼 소송에 돌입했고,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사측의 임금단체협상도 결렬됐다. 조종사 및 직원 노조가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이 확대될 경우 인건비 상승과 일회성 비용 발생 가능성이 커지면서 재무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과 수익성 중심 노선 운영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연료 효율 개선과 환율·유가 리스크 관리 체계 강화 등 구조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며 "중동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3중고' 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