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29일

망고부스트와 손잡고 AI 인프라 시장 공략에 나선 에임인텔리전스 (사진 제공: 에임인텔리전스)
AI 에이전트 확산이 가속화되면서 보안 전쟁의 무대가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국내 AI 보안 스타트업 에임인텔리전스(대표 유상윤)와 AI 인프라 기업 망고부스트(대표 김장우)가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차세대 AI 인프라 보안 시장 공략을 위한 기술 공동 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DPU(Data Processing Unit)에 AI 가드레일을 직접 탑재하는 '하드웨어 네이티브 가드레일' 구조를 개발하는 것이다.
AI 에이전트 시대, 보안은 왜 하드웨어로 가야 하는가
현재 대부분의 AI 보안 솔루션은 소프트웨어 레이어에서 작동한다. 프롬프트 인젝션, 탈옥(Jailbreak), 민감 정보 유출 등 AI 모델이 유발할 수 있는 위협을 감지하고 차단하는 기능을 애플리케이션 수준에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런 구조는 AI 서비스 처리에 집중해야 할 CPU·GPU 자원 일부를 보안 처리에 소모한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외부와 통신하는 환경이 확산될수록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실시간으로 수백~수천 건의 요청을 처리해야 하는 대규모 AI 인프라 환경에서 소프트웨어 기반 보안 처리의 부담은 무시하기 어렵다.
에임인텔리전스와 망고부스트가 주목한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DPU를 활용해 보안 처리를 네트워크 단계로 옮기면, CPU·GPU는 AI 연산 본연의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다.
DPU란 무엇인가
DPU는 CPU와 GPU를 보완하는 세 번째 유형의 프로세서로, 네트워킹·스토리지·보안·가상화 등 데이터센터의 복잡한 인프라 작업을 전담 처리하도록 설계된 칩이다. 엔비디아의 BlueField, 인텔의 IPU 등이 대표적이며, 망고부스트는 400G급 고성능 DPU와 AI 소프트웨어 최적화 기술을 자체 개발해 AI 인프라 영역에서 경쟁력을 키워온 국내 기업이다.
망고부스트에 따르면 DPU 기반 인프라는 기존 대비 TCO(총소유비용)를 최대 70%까지 절감할 수 있으며, 리눅스 기반 표준 프로토콜 활용으로 엔비디아·AMD GPU와 국내 NPU 등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인프라 독립성'을 제공한다.
협력의 구체적 내용
양사는 에임인텔리전스의 AI 가드레일 소프트웨어와 망고부스트의 DPU 기반 서버 인프라를 결합한 보안 구조를 단계적으로 개발한다.
단기 계획: AI 가드레일과 서버 인프라를 결합한 번들형 상품 출시. 기존 소프트웨어 가드레일을 DPU 서버와 패키징해 빠른 시장 진입을 도모한다.
장기 계획: DPU 칩에 가드레일 기능을 직접 탑재하는 하드웨어 네이티브 가드레일 구조 구현. AI 트래픽이 서버에 진입하는 네트워크 단계에서 위협을 차단하는 진정한 인프라 레벨 보안을 완성한다.
에임인텔리전스의 성장 배경
에임인텔리전스는 AI 레드팀 솔루션 '스팅어(Stinger)'와 AI 가드레일 플랫폼 '스타포트(Starport)'를 핵심 제품으로 보유한 AI 보안 전문기업이다.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협력 경험을 쌓아왔으며, 2026년 초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텍스트-투-비디오(T2V) AI 모델의 안전성 취약점을 분석한 논문이 세계 최고 권위의 머신러닝 학술대회 ICLR 2026에 게재됐으며, 두바이 스타트업 경진대회 '슈퍼노바 챌린지 2025'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KB국민카드 AI 보안 가드레일 구축 사업도 수주하며 국내 금융권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주요 경영진 발언
유상윤 에임인텔리전스 대표는 "AI 에이전트 확산으로 보안은 소프트웨어를 넘어 인프라 차원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며 "DPU 위에서 작동하는 새로운 보안 패러다임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장우 망고부스트 대표는 "AI 인프라와 보안 기술이 하나의 하드웨어에서 통합되는 구조는 산업 전반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네트워크 단계부터 보안을 확보하는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AI 보안 인프라 시장의 흐름
AI 서비스가 기업 인프라 깊숙이 침투하면서, 보안을 사후에 소프트웨어로 덧씌우는 방식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빅테크도 AI 안전성(AI Safety)과 보안(AI Security)을 하드웨어·시스템 레벨에서 통합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이번 에임인텔리전스·망고부스트의 협력은 국내 스타트업 주도로 이 흐름에 올라타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AI 보안이 소프트웨어 패치 수준을 넘어 인프라 설계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는 전환기에, 두 회사의 협력이 어떤 구체적 성과로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