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슬 | 기자 작성일 2026년 08월 31일

‘AI와 함께하는 스토리텔링 클래스’ 북 콘서트 단체 사진
디지털리터러시협회가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이하 디즈니코리아)의 후원으로 서울도서관에서 진행한 세대 연결형 사회·문화 프로젝트 ‘AI와 함께하는 스토리텔링 클래스’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8월 31일 밝혔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어린이·청소년이 조부모 세대의 삶을 직접 듣고, 이를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아 한 권의 동화책으로 완성하는 창작 교육으로 기획됐습니다.
할머니·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동화책이 되기까지
‘AI와 함께하는 스토리텔링 클래스’는 어린이·청소년이 할머니·할아버지의 삶과 가족 이야기를 듣고, 이를 바탕으로 AI를 활용해 세상에 하나뿐인 동화책을 만드는 프로그램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이상 어린이·청소년 30명이 참여했으며, 2026년 8월 한 달 동안 서울도서관에서 총 4회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뛰어난 스토리텔링과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이야기와 캐릭터를 탄생시켜 온 디즈니코리아는 이번 후원으로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창작 교육 프로그램의 취지에 함께했습니다. 프로그램은 이야기와 캐릭터를 기반으로 아이들이 상상력과 표현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구성됐으며, 디지털 기술과 AI를 활용해 가족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활동을 바탕으로 여러 세대의 가족 구성원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AI를 ‘대신 쓰는 도구’ 아닌 ‘창작을 돕는 도구’로
이번 프로그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AI를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클래스는 어린이·청소년이 일상적으로 접하게 될 AI를 창작의 보조 도구로 이해하고, 책임감 있게 활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학생들은 조부모의 어린 시절과 가족의 기억, 삶의 경험을 직접 듣고 이를 동화책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AI 리터러시, 개인정보 보호와 저작권, 출처와 창작 윤리, 인터뷰 방법, 책 기획, AI 활용 스토리 구성 및 삽화 제작, 편집 디자인 등 디지털 환경에서 필요한 기본 소양을 함께 익혔습니다. 단순히 결과물을 빠르게 뽑아내는 도구로 AI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의 전 과정을 스스로 경험하도록 한 점이 특징입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권민서 학생은 “AI가 이야기를 대신 만들어 준 것이 아니라, 제가 들은 할머니·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더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 같다”며 “가족 이야기가 진짜 책이 돼 다른 사람들도 읽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뿌듯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북 콘서트에서 만난 두 작가의 총평
프로그램 마지막 날인 8월 30일 열린 북 콘서트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동화책을 전시하고, 자신이 만든 책의 주제와 제작 과정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이 자리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동문학 작가 황선미 작가와 교육 현장의 대표 동화작가 고수산나 작가가 함께해 학생들의 작품을 살펴보고, 이야기의 가치와 가족 간 소통의 의미에 대해 따뜻한 총평과 격려를 전했습니다.
황선미 작가는 “좋은 이야기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 속에 이미 들어 있다”며 “아이들이 할머니·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자기만의 언어로 다시 써낸 이번 작품들은 가족의 기억을 문학으로 이어 가는 소중한 결과물”이라고 말했습니다.
황선미 작가는 2000년 출간된 장편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입니다. 양계장을 나온 암탉 ‘잎싹’이 자신과 다르게 생긴 아기 오리를 지극한 사랑으로 키워 내는 이 작품은 2010년 국내 창작 동화로는 처음으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했고, 이후 애니메이션 영화와 연극 등으로도 제작되며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가족과 생명, 연대를 이야기해 온 작가가 세대 연결형 창작 프로젝트의 마무리를 함께했다는 점에서 이번 북 콘서트의 의미가 한층 깊어졌습니다.
개인의 추억을 넘어 시민의 기록으로
완성된 동화책은 실제 인쇄물로 제작돼 참여 학생들에게 전달됐으며, 희망 학생의 작품은 서울도서관에 기증돼 시민 누구나 열람하고 대출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의 가족 이야기는 개인의 추억을 넘어 시민과 함께 나누는 공공의 기록으로 확장됐습니다.
디지털리터러시협회 김묘은 대표는 “이번 프로그램은 어린이·청소년이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책임감 있게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며 창작의 전 과정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가족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자기만의 언어로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AI 리터러시 교육이 세대 간 소통과 창작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AI 리터러시 교육, 독서문화 활동, 가족 인터뷰, 실물 도서 제작, 도서관 전시, 북 콘서트 등 다양한 활동을 연계한 활동 중심의 창작 교육 모델로 기획됐습니다. 디지털리터러시협회는 앞으로도 공공기관, 민간기업, 문화예술 전문가와 협력해 어린이·청소년이 AI를 책임감 있고 창의적으로 활용하며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기업 소개
디지털리터러시협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생존 능력으로 꼽히는 디지털 활용 능력을 향상시켜 개인의 더 나은 삶을 돕고, 이른바 ‘디지털 홍익인간’을 양성해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2016년 설립된 공익 비영리단체입니다. 아동·청소년, 대학생, 직장인,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리터러시 콘텐츠 제작 및 연구,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장애인과 취약계층 등 디지털 소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협회는 그동안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디지털·AI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여 왔습니다. 이번 디즈니코리아와의 세대 연결형 스토리텔링 클래스처럼, 기술 활용 역량에 그치지 않고 윤리와 책임, 세대 간 소통이라는 가치를 교육에 담아내는 방향은 AI 시대의 리터러시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